꽉 막혔던 누리과정 예산 논쟁 ‘숨통’ 트이나… 나머지 11곳은 여전히 부정적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았던 세종시교육청과 일부를 편성했던 울산, 대구, 경북, 대전, 충남도교육청이 입장을 바꿔 예산 전액을 편성하겠다고 교육부에 보고했다.
앞서 교육부는 8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편성 계획을 12일까지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이후 14일까지 울산시교육청 등 6개 교육청이 기존 입장을 바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겠다며 예산 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이 ‘0원’이었던 세종시교육청은 “본예산의 예비비 44억 원 중 42억 원으로 1∼3월분을 충당하겠다”며 “나머지는 4월 추경에서 정부 지원금, 순세계잉여금(전년도에 쓰고 남은 예산), 교육청 평가 지원금, 지방세 전입금을 더해 편성하겠다”고 교육부에 밝혔다. 경북, 대전, 충남도교육청은 추경을 통해 남은 예산(6개월분)을 편성하겠다고 했다. 울산, 대구시교육청도 “국고지원금 등으로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시교육청은 “예비비는 원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처럼 돌발적인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남겨 두는 돈이지만 우선 누리과정에 쓰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재정이 어렵지만 학부모를 생각해서 대전시 전입금 등을 몽땅 끌어다 추경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제주, 강원, 전북, 광주, 전남 등 5개 교육청은 어린이집 누리과정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그대로 교육부에 전했다. 부산, 경남, 충북도교육청은 예산편성 계획을 아예 제출하지 않았다.
전국에서 원아 수가 가장 많은 수도권 교육청 3곳(서울, 경기, 인천)은 예산 계획을 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교육부에 전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국가 예비비 및 국고 추가 지원을 재원으로, 국고 지원 계획에 따라 추경 예산 편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준예산 상태를 이유로, 인천시교육청은 재의 요구 등을 이유로 추경 계획을 정하지 못했다. 교육부는 이들 교육청 3곳에 “15일까지 다시 계획을 짜서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