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 업무보고]과천에 ‘뉴스테이 미니신도시’
정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부족한 땅을 공급하고 도심 점포, 미분양 주택 등을 활용하는 등 가용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뉴스테이를 임대주택의 주축으로 삼을 방침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임대료만 적정선에서 책정된다면 뉴스테이가 중산층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어 ‘월세시대’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2017년까지 뉴스테이 10만 채 터 확보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에 공개된 공급촉진지구의 입지가 좋아 임대수요가 충분할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뉴스테이 5200채와 공공임대 500채가 지어질 예정인 경기 과천시 주암동 일대(92만9000m²)가 관심을 끈다. 양재천을 경계로 서울 서초구 우면2지구, 서초보금자리주택지구와 맞닿아 있어 사실상 강남권으로 평가된다. 인근 지구 6600여 채까지 합치면 1만2000여 채의 대단지가 형성되는 셈이다. 경부고속도로 양재 나들목, 이마트와 코스트코 등 쇼핑시설도 가깝다.
뉴스테이 2400채를 포함해 아파트 3500채가 들어서는 경기 의왕시 초평동 일대(41만9000m²)도 지하철 1호선 의왕역과 가깝고 현대차 중앙연구소 등 업무시설과 인접해 있다. 롯데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공장부지(1만5000m²·500채)는 서울 도심인 데다 주변에 아파트 및 업무·판매시설 등이 이미 개발돼 있다. 이 밖에 대구 남구 대명동의 KT 전화국 부지(400채), 인천과 부산의 그린벨트 지역도 도심과 가까워 임대수요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신한은행 동부이촌동 지점장은 “공개된 터 모두 교육·교통 여건이 좋아 중산층 임대주택 위치로 괜찮은 편”이라며 “특히 과천 주암지구는 사실상 강남 생활권인 데다 통근 여건, 교육환경, 쾌적성 모두 좋아 위례, 동탄 등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수도권 택지지구보다 오히려 낫다”고 말했다.
○ 다양해진 뉴스테이, 임대료가 시험대
도심에 뉴스테이를 짓기 위해 미분양 아파트와 은행 지점 부지 등도 활용하기로 했다. 하나은행과 KEB외환은행의 합병으로 문을 닫는 대구 부산의 하나은행 지점 네 곳을 재건축해 720채 규모의 ‘도심형 뉴스테이’도 공급한다.
뉴스테이 형태도 다양해진다. 미분양 아파트와 건설회사 보유 전세아파트를 리츠(부동산투자회사)가 사들여 임대하는 매입형 뉴스테이나 토지임대, 협동조합 연계, 한옥 뉴스테이도 도입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사학연금 등 5개 연기금도 뉴스테이 투자에 참여하기로 하고 KT도 전화국 부지를 활용한 뉴스테이 사업에 진출하는 등 민간의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린벨트까지 허는 뉴스테이 공급 계획이 난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입주 시기가 2019년 이후여서 당장 전월세난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입주 시기에 뉴스테이 공급이 쏟아질 텐데 값비싼 월세 임대에 대한 수요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보증금과 임대료를 어떻게 책정할지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지점장은 “중산층의 소득을 고려했을 때 월세 지출이 50만 원을 넘으면 부담스럽다”며 “과천 주암의 경우 보증금 3억 원에 월세 50만 원 이하가 적정선이고 서울 문래와 의왕 초평 등은 그보다는 낮아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재편되는 과도기이기 때문에 보증금 비중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또 월세대출 대상을 연소득 4000만 원 이하로 확대하고 신혼부부 버팀목(전세)대출 한도는 수도권의 경우 1억 원에서 1억2000만 원으로 올려주기로 했다.
김재영 redfoot@donga.com·천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