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2016 문화계 창조인]<5> 이창주 빈체로 대표
이창주 빈체로 대표의 성공 비결은 대중성과 예술성의 적절한 조화다. 이 대표는 “팬의 취향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지만 너무 시류만 좇는 건 경계한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지난해 그는 굵직한 공연을 유치했다.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로열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백건우&드레스덴 필하모닉, 빅토리아 물로바 & BBC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정명훈 &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같은 공연이 클래식 팬의 열띤 호응을 받았다.
빈체로는 클래식 공연계의 ‘큰손’이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그렇게 영향력이 있을까 의아한 생각부터 먼저 든다”며 멋쩍은 웃음과 함께 손사래를 쳤다.
그가 계속 성공 가도를 달린 것은 아니다. 1997년 외환위기 때는 직원을 반으로 줄였고, 2008년 금융위기 때는 공연 지원을 약속한 기업들의 후원이 줄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음악성을 둘러싼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방황하기도 했다.
“초창기에는 제가 보여주고 싶은 공연을 소개하다 실패를 맛봤어요. 팬의 취향과 선호를 알고 맞추는 것이 중요하죠. 다만 너무 시류만 좇아 공연이 인기 위주로 가는 것은 경계해야죠. 정체성을 잃지 않는 선에서 대중성과 예술성을 조절하는 것이 기획의 어려움 같아요.”
그는 또 클래식의 본질을 사랑에 비유하며 “사랑을 전하는 방식은 계속 변해 왔지만 사랑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100개가 넘는 공연을 유치하면서 그는 많은 음악인을 만났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음악인은 누구일까. 그는 망설임 없이 피아니스트 백건우를 꼽았다. “백건우는 진정한 음악인으로서 경외감까지 들게 만들어요. 어떤 음악인에 대한 기대감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반면 백건우는 계속 기대감을 높이는 흔하지 않은 음악인이에요.”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