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MIU 수상자들 상금 기부… 한만욱 경위 “순직한 동료들 위해”
조장석 하사 “해군장병 자녀 지원”… 이광덕 경위-노석훈 소방장도 동참

제5회 영예로운 제복상을 받은 제주해양경비안전서 소속 한만욱 경위는 14일 상금 2000만 원을 기부하기로 한 배경을 이렇게 담담히 밝혔다. 한 경위는 “순직하신 분들이 있었기에 제가 있었다”며 지난해 순직한 오진석 경감, 2011년 순직한 이청호 경사, 2008년 순직한 박경조 경위 유족에게 상금을 기부하기로 했다.
한 경위는 초임 순경 시절인 2000년 강원 속초시에서 오 경감을 만났다. 2005년에는 인천에서 함께 근무하며 인연을 이어갔다. 오 경감은 2015년 8월 19일 새벽 인천에서 응급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공기부양정을 타고 긴급 출동하다가 정박한 배와 충돌하는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한 경위는 “오 선배님이 지나가면서 한마디씩 툭툭 해주셨던 말에 늘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멀미 나서 힘들지?” “너무 힘들 땐 일을 즐겨라”는 오 경감의 말이 한 경위에게 큰 힘이 됐던 것이다. 한 경위는 “총각 때 오 선배님이 ‘밥 잘 챙겨먹고 부모님한테 자주 연락드려라’라고 하셨는데 이제 저도 후배들에게 똑같은 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조 경위는 2008년 9월 25일 전남 신안군 가거도 인근에서 역시 불법 조업 단속 중 순직했다. 한 경위는 “박 선배님과 함께 근무한 경험은 없지만 맡은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다 돌아가셨기에 제가 받은 영광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해군 인천해역사령부 조장석 하사는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상금을 해군바다사랑장학재단에 기부하기로 결심했다. 이 장학재단은 전사 또는 순직한 해군 장병의 자녀를 지원한다. 조 하사는 2010년 해군 중사였던 사촌형이 불의의 사고로 순직하면서 재단의 지원을 받은 바 있다. 그는 “군 장학생으로 대학을 다니고 입대했기에 국가와 해군에서 많은 혜택을 받았다”며 “대한민국 영해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전우들의 자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 하사는 평소에도 어린이들을 후원해왔다.
경기 성남중원경찰서 소속 이광덕 경위도 상금 1000만 원 전액을 경찰청에 기부했다. 이 경위도 조 하사처럼 평소 기부를 실천했다. 그는 “15년 전부터 월급을 조금씩 모아 기부해왔다. 구조활동 중 사고로 마비된 한쪽 다리를 치료하면서 공무집행 중에 다친 경찰 가족들에게 상금을 돌려드리기로 마음먹었다”고 기부 배경을 설명했다.
광주 서부소방서 노석훈 지방소방장도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노 소방장의 아내 이민정 씨는 “소액이라도 어려운 경찰 가족을 위해 기부하겠다. 남편의 화상을 치료할 때 여러 도움을 받으면서 주위를 다시 돌아보게 됐다. 우리도 어려운 이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