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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3차 구제금융에 IMF 참여 전면 수용

입력 | 2016-01-15 16:56:00


그리스가 자국에 대해 가혹한 개혁을 요구해온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참여를 전면적으로 수용했다.

14일(현지 시간)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의장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회의 시작에 앞서 “그리스 정부가 860억 유로(약 113조 원) 규모의 3차 구제금융에 IMF의 참여를 전면 수용했다”고 밝혔다.

IMF는 2010년과 2012년 1, 2차 그리스 구제금융에 참여했으나 3차 구제금융에는 그리스의 개혁 약속이 미흡하고 채무 구조조정 의지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참여를 유보했다. 그리스 정부도 IMF가 가혹한 개혁을 요구할 것을 우려해 IMF의 구제금융 참여에 반대해왔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지난해 12월 IMF는 필요 없다면서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에서 빠질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독일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만으로는 그리스의 개혁 이행을 압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IMF의 참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경영전문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지난해 그리스가 국제채권단을 상대로 구사한 구제금융 협상전략을 ‘2015년 최악의 협상전략’으로 14일 선정했다.

HBR은 “그리스가 86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추가로 받았지만, 협상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과정에서 자국 경제를 더 악화시켰고 당초 요구 조건도 거의 관철하지 못했다”고 최악으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급진좌파연합 시리자의 대표로 작년 1월 총선거에서 정권을 잡은 치프라스 총리는 집권 초기부터 EU, 유럽중앙은행(ECB), IMF로 구성된 국제채권단을 맹렬히 비난했다. 긴축정책을 강요해 그리스인의 생활을 어렵게 했다는 것이다.

국제채권단은 ‘그렉시트(그리스의 EU 탈퇴)’를 우려해 초기엔 유화적 태도를 보였지만 그리스가 계속 강경한 자세로 나오자 반감을 갖기 시작했다. 작년 2월 시작한 협상은 6월이 지나도록 갈피를 못 잡았다. 그동안 그리스는 은행 영업이 중단됐고, IMF 부채를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신용등급은 ‘CCC-’로 추락했다.

HBR은 “치프라스 총리가 구제금융 조건과 관련해 국민투표를 치르는 무리수까지 뒀지만 작년 7월 12일 국제 채권단과 17시간에 걸친 ‘끝장 회담’에서 완전히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그리스는 긴축 정책도 폐기하지 못했고 500억 유로 상당의 국유 자산을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HBR은 “그리스 협상을 통해 어려운 상황에서 대담한 요구를 할 때는 ‘벼랑 끝 전술’ 보다 상대를 달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리=전승훈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