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00채 기업형 임대주택’에 술렁

14일 국토교통부가 뉴스테이 5200채를 짓겠다고 발표한 경기 과천시 주암동 일대 전경. 서울 서초구에 인접한 ‘강남 생활권’이어서 주변 주택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과천=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경기 과천시 주암동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5200여 채 규모의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이 들어선다는 발표가 난 14일 과천시 별양동의 A공인중개소에는 주변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들의 걱정 섞인 문의가 빗발쳤다. 뉴스테이에 청약자를 뺏겨 일반분양에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였다. A공인중개소 대표는 “그 땅에 벤처기업 단지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막상 주택단지가 생긴다고 하자 조합원들이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에 ‘미니 신도시’급 뉴스테이 조성 계획이 발표되면서 서울 강남권 및 수도권 남부 주택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대형 건설사의 간판 브랜드로 지어지는 뉴스테이가 대규모로 들어서면서 주변 아파트 전·월세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문제는 이 단지들의 입주 시점이 뉴스테이 완공과 겹칠 수 있다는 점이다. 주공7-2단지가 안전진단 통과 5년 뒤인 지난해 이주를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2014년 안전진단을 받은 4·5·8·10단지 등도 4∼5년 이내에 분양에 나설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예상이다. 주암동에 들어서는 뉴스테이 역시 2020년 말에 완공될 예정이어서 재건축 일반분양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조합원들 사이에서 나온다. 별양동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인구 7만 명인 과천에 2만 명이 입주하는 주택단지가 들어서면 일시적으로 아파트 ‘공급과잉’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서초구 우면동 보금자리지구 등지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중교통과 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한 이 지역에 대규모 주택단지가 새로 생기면 각종 기반시설이 확충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우면동 주민 김선영 씨(33·여)는 “우면지구에 마트가 없어 버스를 타고 20분을 나가 장을 보고 와야 한다”며 “뉴스테이와 함께 단지 내 상가가 조성되면 생활 여건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면동 삼성공인중개소 대표는 “전세난에 지친 강남지역 세입자들이 최근 이곳까지 내려오면서 우면동 아파트 전세금 시세가 1년 전보다 1억 원 이상 뛰었다”며 “뉴스테이에 청약하겠다는 주민도 많다”고 전했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