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유출’ 상징적 사건된 2013년 김종훈 미래부 장관 후보 낙마
현 정부 첫 내각 인선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자진 사퇴한 김종훈 전 알카텔루슨트 벨연구소 사장. 동아일보DB
그런 동포들에게 2013년 김종훈 전 알카텔루슨트 벨연구소 사장(56)의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지명과 낙마 사건은 큰 충격이었다. 연방공무원으로 일하는 한 재미동포(44)는 “김 씨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특별 관리하는 최고 두뇌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가 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간다는 결정을 한 것에 크게 놀랐고, 그가 한국에서 거부당한 것에 더 놀랐다”고 말했다.
당시 CIA가 김 씨의 한국행을 막기 위해 갖은 설득과 회유, 심지어 협박까지 했다는 건 동포 사회에 널리 알려진 얘기다. 일각에선 “미국은 김 씨를 놓치지 않으려고 발악했고 한국 사회는 김 씨를 들이지 않으려고 발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야당 등은 검증을 명분으로 그와 가족의 개인사를 물고 늘어졌다. ‘미국인은 국적을 포기해도 한국의 장관이 될 수 없다’는 논리가 밑바닥에 깔려 있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김 전 사장은 또 “조국 헌신에 대한 의지가 너무 가벼웠던 것 아니냐”는 비판에도 시달렸다. 그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내가 진짜 비판받아야 할 것은 한국 정치에 대해 너무 순진하게 생각했다는 점이다. 한국의 정치와 관료주의가 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정치권 난맥상을 지켜보면서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을 지키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