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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인재영입위원장직도 내려놓기로… ‘백의종군’ 밝힐듯

입력 | 2016-01-19 03:00:00

19일 신년회견서 사퇴절차 발표




당 대표 사퇴 절차에 돌입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대표직뿐 아니라 인재영입위원장 자리까지 내놓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사실상 ‘백의종군(白衣從軍)’을 선언하겠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도 동반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 백의종군 선언, 지도부 동반 사퇴

더민주당은 문 대표가 19일 신년기자회견을 한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표직 사퇴 의사를 천명하고 사퇴 절차를 밝힐 예정이다. 사퇴 절차는 기자회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후 사퇴’ 의사 천명→선대위 출범→당무위원회 의결(지도부 권한 선대위로 이양)→대표직 사퇴 순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르면 20일경 선대위가 본격 출범할 것으로 보이지만, 선대위로 권한 이양 등 절차로 인해 문 대표의 실제 사퇴는 늦춰질 수도 있다.

문 대표 측이 복잡한 절차를 감수하는 것은 사퇴에 따른 당내 혼란과 갈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문 대표가 “전권을 선대위에 넘긴다”고 선언해도 대표와 최고위원회가 유지되면 법적 권한은 대표가, 실질적 권한은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이 갖는 어정쩡한 상황이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절차와 명분을 중시하는 문 대표 특성상 ‘정치적 사퇴’와 같은 방식은 택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선대위가 비상대책위원회 역할을 겸하게 된다. 문 대표도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선대위가 사실상 비대위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당에 입성한 지 열흘도 채 되지 않아 당의 전권을 장악하게 되는 셈이다.

문 대표 측근들도 이런 결정에 힘을 싣고 있다. 문 대표의 최측근으로 총선기획단장으로 거론됐던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총선기획단장에 제가 거론되는 것은 김 위원장께 예의도 아니고, 저의 바람도 아니다”고 했다. 최 본부장이 총선기획단장을 맡을 경우 예상되는 비주류의 반발을 사전에 스스로 차단한 것이다.

○ 혁신안도 폐기 수순

문 대표는 인재영입위원장 자리도 내놓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문 대표 측은 김 위원장 영입 직후 몇몇 원외 인사들에게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줄 수 있느냐”며 의사를 타진했다. 문 대표도 이날 “인재영입위원장과 (현재 공석인) 위원들의 인선은 내가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릴레이 외부 인사 영입이 성공으로 평가받으면서 문 대표가 인재영입위원장직을 내려놔도 되겠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했다.

당 일각에선 “문 대표가 24일 광주에서 외부 입당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열리는 ‘더불어콘퍼런스-광주’ 행사에 참석해 자신의 사퇴를 공식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호남 민심을 다잡기 위해 검토 중인 방안이다.

문 대표가 퇴진을 준비하면서 당내에서는 “혁신안은 폐기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혁신위원회는 “탈당 인사들의 복당을 불허한다”고 했지만 17일 이용섭 전 의원이 복당했고, 지난해 12월에는 문 대표가 직접 정동영 전 의원에게 복당을 요청하기도 했다.

혁신안의 핵심인 ‘하위 20% 컷오프’도 위태롭다. 불출마 및 탈당 의원들을 20%에 포함시키는 것이 유력해 실제 컷오프 되는 현역 의원은 5명 남짓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도 “공천 혁신안의 일부를 수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 등 외부 인사 영입, 대표직 사퇴 등 문 대표가 내놓은 카드가 어느 정도 효력을 발휘하면서 문 대표와 당 지지율 모두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1월 2주차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에서 문 대표는 전주보다 0.9%포인트 상승한 18.9%로 1위를 탈환했다. 당 지지율도 2.2%포인트 상승한 22.5%로 국민의당(20.7%)을 오차범위 내에서 제쳤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차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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