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로키스 윌린 로사리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ML 풀타임 포수로 3시즌 연속 출전 경험
넥센 로티노, 국내투수와 배터리 실험 실패
야수진 조율·벤치 의중 파악 등 해결 과제
‘진짜 포수’가 온다. KBO리그 외국인선수 역사상 처음으로 ‘용병 전업 포수’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능한 시나리오일까.
메이저리그 풀타임 포수로 3시즌을 뛴 윌린 로사리오(27)의 한화 입단이 임박했다. 로사리오는 콜로라도 소속으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100경기 이상 출전한 경력을 자랑하는 빅리거다. 이미 에스밀 로저스(31·한화), 헥터 노에시(29·KIA) 등 이름값 있는 투수들로 뜨거운데 대형 타자까지 가세했다.
한화 조인성-허도환(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한화 이글스
KBO리그에서 포수로 나선 경험이 있는 외국인선수는 2004년 엔젤 페냐(한화)와 2014년 비니 로티노(넥센), 지난해 제이크 폭스(한화)까지 총 3명이다. 단 1경기에 교체 출장한 페냐를 제외하고, 로티노와 폭스는 선발출장 경험까지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과거 포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임시방편’이었다.
그나마 로티노는 에이스인 앤디 밴 헤켄(현 세이부)의 전담 포수로 나서기도 하면서 이들 중 가장 많은 8경기에 선발출장했다. 당시 넥센 염경엽 감독은 로티노에게 더 많은 경기를 맡기고자 테스트까지 했지만, 끝내 로티노 카드를 접었다.
염 감독은 밴 헤켄이 아닌 다른 국내투수가 선발등판한 경기에 로티노에게 포수 마스크를 씌우는 식으로 테스트했지만, 단발로 그쳤다. 경기를 맡길 수준이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근거는 투수 리드였다. 도루저지능력이 부족한 로티노를 위해 1루주자 견제에 능한 왼손투수인 금민철과 호흡을 맞추게 했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았다. 투수가 고개를 흔들고, 투구판에서 발을 빼는 일이 많았다. 이렇게 표출되는 배터리의 불안함은 야수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되기 마련이다.
타격능력이 있는 외국인타자의 포수 출장은 팀 입장에선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화되지 않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이다. 염 감독도 경험이 부족한 투수들이 많은 팀 사정을 들어 난색을 표했다. 밴 헤켄의 경우 스스로도 볼 배합을 할 수 있지만, 다른 투수들의 경우 포수의 리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로사리오는 이전과는 상황이 아예 다르다. 수비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전업 포수로 뛴 경험은 과거 용병 백업 포수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한화가 ‘용병 전업 포수’라는 새로운 시도를 할 가능성도 높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