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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태권도 선수, 사상 첫 올림픽 출전

입력 | 2016-01-20 03:00:00

벨기에 체류 이란 출신 아세마니, 무국적 선수로 IOC 기 달고 참가




8월에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난민 태권도 선수가 처음으로 참가한다. 주인공은 현재 벨기에에 머물고 있는 이란 국가대표 출신의 난민 라헬레 아세마니(27·사진)다.

19일 세계태권도연맹(WTF)에 따르면 아세마니는 17일(현지 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유럽지역 예선 여자 57kg 이하급 결승전에서 수비 미코넨(핀란드)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 각 체급 1, 2위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낸 아세마니는 이란도, 벨기에 국적도 아닌 무국적 선수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깃발 아래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다.

아시아에 속한 이란 출신인 아세마니의 유럽지역 예선 참가는 WTF의 올림픽 예선 시행규칙 개정으로 가능했다. WTF는 최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체류 국가로부터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선수는 체류 국가가 속한 대륙의 올림픽 예선전에 출전할 수 있게 규칙을 바꿨다. 이전까지는 자국의 태권도협회를 통해서만 올림픽 지역예선에 참가할 수 있었다.

IOC는 지난해 9월 난민 구제사업 계획을 밝히면서 “난민 선수들에게도 올림픽 예선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고 국제경기단체들에 요청했다. 아세마니는 이같은 IOC의 요청 이후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첫 난민 선수다.

벨기에의 한 우체국에서 일하고 있는 아세마니는 “평소에는 내가 편지를 배달하지만 이번에는 리우로 가는 올림픽 티켓이 나에게 배달된 셈”이라며 “세계태권도연맹의 인도주의적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