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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박상학씨 “대북 전단 막지 말라” 朴대통령에 편지

입력 | 2016-01-20 20:02:00


대북 전단을 날려 보내는 탈북자 박상학 씨가 19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북 전단을 막지 말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사실을 20일 공개했다. 그러자 정부는 이날 자료를 내고 “대북전단 살포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지만 전단을 살포하는 지역 주민의 신변안전 보호를 위해 살포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인 박 씨는 편지에서 “박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며 “그런데 왜 정부가 탈북자들의 대북 전단을 막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류의 평화를 위협하는 수소폭탄 실험까지 강행한 북한에 대해 유엔의 강력한 제재를 호소하는 정부가 이걸(핵실험)을 규탄하는 대북 전단을 막는 것은 근본을 부정하는 위선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박 씨는 “신변 보호를 빌미로 김정은과 싸우려는 우리의 앞길을 막지 말라”고 덧붙였다.

이에 통일부는 ‘민간단체의 대북전단에 대한 정부 입장’ 자료에서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는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사안으로 법적인 근거 없이 강제적으로 규율할 수 없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위한 행동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주거나 공공질서를 위협해서는 안 된다는 한계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단살포 행위로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현존하는 위험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살포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씨 등은 13일 경기 김포의 한 야산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려다가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다.

윤완준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