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김태균.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3할, 30홈런, 100타점보다 가을야구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
한화 김태균(34·사진)은 2015시즌이 끝나고 정근우에게 주장 완장을 넘겼다. 팀을 위한 선택이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계속 주장을 맡으라’는 뜻을 전했지만, 김태균은 고사했다. “나는 뒤에서 선수들을 밀어주는 역할이 어울린다. 앞에서 끌어당기는 유형은 아니다. (정)근우가 앞에서 끌어주고, 내가 밀어주면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일본 고치 1차 전지훈련 선발대에서 빠진 김태균은 서산 2군구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스트레칭과 러닝, 캐치볼까지 모든 훈련에 열정적으로 임한다. 훈련 분위기를 무겁지 않게 하는 것도 김태균의 몫이다. 그는 “고치 전훈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지금 몸 상태는 70% 정도다”며 “고치 합류 여부는 감독님의 결정이다. 언제 들어갈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서산에서 부상 없이 몸을 만들어야 한다. 부상 없이 올 시즌을 잘 치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타율 3할-30홈런-100타점은 강타자를 상징하는 지표다. 김태균은 2003년, 2008년(이상 31홈런) 3할과 30홈런을 넘겼지만 100타점에는 실패했다. 3할, 20홈런, 100타점은 3차례(2004·2005·2015년) 기록했지만 홈런수가 부족했다. 기록에 욕심이 날 법도 하다. 그러나 그는 “3할, 30홈런, 100타점보다 가을야구다. 순위 상승을 넘어 한국시리즈, 가을야구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산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