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국제프로젝트 참여
2008년 미국 워싱턴대는 ‘상염색체 우성 알츠하이머 네트워크’를 꾸려 6개국 14개 기관과 국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지금까지 이들은 알츠하이머 유전자 3개(APP, PSEN1, PSEN2)를 밝혀냈으며, 60∼70세에 증상이 나타나는 일반 알츠하이머와 달리 상염색체 우성 알츠하이머의 경우 40∼50세에 비교적 일찍 발병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또 증상이 나타나기 20여 년 전부터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된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에 변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점도 밝혀냈다.
서울아산병원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이재홍 신경과 교수는 “유전으로 알츠하이머를 앓는 환자는 전체 알츠하이머 환자의 1% 정도”라며 “2013년부터 국내에서 사전 조사를 실시해 16가족이 이 병을 앓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가족의 자녀를 대상으로 2년마다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등을 통해 알츠하이머 발병 전후 인지 기능, 혈액, 뇌 척수액 등의 변화를 추적할 계획이다. 여기서 확인된 변화의 지표는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일차적인 바이오 마커가 된다.
3상(단계) 임상시험(시장 출시 전 단계)에 돌입한 ‘간테네루맙’ ‘솔라네주맙’ 등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 2종의 효능도 확인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면 환자들에게 동의를 얻어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국내에는 본인이 알츠하이머 유전자를 갖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 교수는 “집안 대대로 알츠하이머를 앓는 가족이 있다면 유전자 상담을 통해 현재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ys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