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경임·정치부
현재 외교안보 부처의 우선 과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안 도출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다음 단계의 고민이 보이지 않았다. 전날인 21일 외교부가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 브리핑에서도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을 도출하지 못했을 경우 플랜B가 있나”라는 질문이 나왔지만 ‘플랜B’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이를 보면서 김흥규 아주대 교수(중국정책연구소장)가 최근 ‘북핵 해법’을 묻는 기자에게 반문한 말이 귓가를 맴돈다. “북핵 해결이 가장 시급한 건 우리 아닌가요?”
북방외교를 주도했던 김종휘 전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주변 강대국이 한반도에 개입하면 통일은 어려워진다. 이해관계가 복잡해서 해결이 안 된다”며 “과거에 미국에도 통미봉남(通美封南)은 안 된다고 못 박았다. 남북관계는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적으로 ‘미국이 끌고, 중국이 밀어주는 대북 제재’에 기대는 것으로 보이는 외교당국이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큰 나라들을 상대해 끌고 가려면 공통 이익을 찾아 해법을 만들고 이를 실현할 의지가 필요하다. 지금은 외교안보 부처 공무원들에게도 상상력 부족이 죄가 되는 위기의 시간이다.
우경임·정치부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