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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情]속이 더부룩 하시나요? 시원 달콤 낙안배 드세요

입력 | 2016-01-25 03:00:00

순천 낙안배




전남 순천 낙안배는 100년의 재배 역사를 자랑하듯 높은 당도와 함께 때깔이 좋기로 유명하다. 농민들은 화학비료 대신 퇴비를 써 고품질 낙안배를 재배하고 있다. 순천시 제공


‘아삭아삭, 시원하고 달콤해요.’

설 연휴 기름진 차례 음식을 먹고 더부룩해진 속을 달래는 데는 배가 제격이다. 전남 순천시 낙안면은 전국 배 주산지 가운데 배의 당도가 높고 때깔이 좋고 유명하다.

낙안배는 1919년 천도교 손병희 선생의 밀명을 받고 낙향해 독립운동을 했던 안호영 씨가 재배하기 시작했다. 그는 1921년 황무지 3만여 m²를 개간하면서 낙안이 배 재배에 적지라는 걸 알고 나무를 심었다. 낙안면에는 현재 100년 가까이 된 배나무가 여러 그루 남아 있다.

낙안이 1970년대부터 배 주산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기후가 온화한 데다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라는 특성 때문이다. 순천의 연평균 기온은 12.6도로 따뜻하고 일조량이 많다. 낙안은 또 오봉산, 금전산, 백이산, 제석산을 두르고 있는 분지라서 일교차가 크다. 일교차는 낙안배가 모양이 정갈하고 윤기가 감돌며 과즙이 풍부한 단맛을 나게 한다. 낙안배 맛의 비결 중 하나는 토양이다. 낙안지역 토양은 진흙과 모래땅이 섞인 사질토다. 배수가 잘돼 나무가 건실하다. 천혜의 자연요건은 당도가 높고 과실이 큰 낙안배를 키워내고 있다. 안정호 낙안배영농조합법인 회장은 “낙안배는 화학비료 대신 퇴비를 써 당도가 13브릭스(당도 측정 단위)로 높고 색깔도 좋아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천혜의 자연조건 외에도 낙안배를 재배하는 220농가의 노력도 명성을 얻는 데 일조했다. 농가들은 각종 신기술을 서로에게 알려주고 선진지 견학을 다니며 품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농가들은 10월 초 수확하는 ‘신고’ 품종 대신 농촌진흥청이 개발 보급한 ‘신화’ 품종으로 개량해 당도 높은 배를 생산할 계획이다. 박채수 순천시 농업기술센터 미래농업과장은 “최고 품질의 낙안배를 만들 수 있도록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낙안배는 지난해 저온현상 등으로 수확량이 평년보다 적은 편이다.

판매가격은 7.5kg들이 한 상자가 3만4000∼3만7000원. 문의 순천농협 파머스마켓(061-725-8200)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