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정성진 거룩한빛광성교회 목사
《 “‘흙수저’ 젊은이들에게 야성(野性)을 가지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한국의 흙수저가 다른 곳에선 금수저가 될 수 있는데, 너무 경제적인 조건에만 얽매이지 말고 더 크고 넓은 세계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최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거룩한빛광성교회에서 만난 정성진 담임목사(61)는 젊은이들의 좌절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며 말문을 열었다. 》
정성진 목사는 예배당에서 사진 촬영 도중 두 명이 들어오자 “교회 신자는 아닌데 누굴까”라고 말했다. 매주 출석 신자가 1만 명이 넘는데 다 기억하느냐고 묻자 “이름까진 몰라도 얼굴은 기억한다”며 “목자가 양을 알고 양이 목자의 음성을 알아야 제대로 된 교회”라고 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하지만 1997년 당시 고양시 일산4동에 세운 교회는 현재 출석 신도가 1만 명을 넘고 부목사 59명, 직원 500여 명, 소모임 1000여 개가 있는 지역의 대표적 교회로 성장했다. 교회는 예산의 40%는 무조건 외부 지원 사업에 쓰는 것을 비롯해 대안학교 ‘광성드림’ 운영, 소액대출 사업, 북한 고아원 돕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교회 모토 중 하나인 ‘상식이 통하는 교회’가 눈에 들어왔다. 그가 원하는 상식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말 그대로 교회 밖의 상식입니다. 교회는 개인 구원과 사회 구원이 동시에 필요한데 고속성장 시대에 개인 구원에만 치중해 왔어요. 그래서 사회적 비난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왜 비난받는지 깨닫지 못하는 겁니다.”
그는 이른바 진영 논리에 빠져 타협할 줄 모르는 현실 정치의 문제점이 교회 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며 교회 안에서 승복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도입한 회의 방식을 소개했다. 발언을 3분 이상 하지 않고, 내용을 반복하거나 인신공격을 하지 않으며, 찬반을 각 3번씩 얘기한 뒤에는 자동 표결한다는 것이었다.
정 목사는 또 안으로는 철저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자성과 밖으로는 끊임없이 표출되는 사랑이 상식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교회 17개를 분가(分家)시킨 그는 현재 신자 1만 명도 많다며 5000명으로 줄 때까지 분가를 계속할 예정이다. 또 같이 잘되는 공동체를 위해 주변 70개 교회를 도우면서 이 역할을 위한 전담 목회자까지 두고 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