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선제 결정 즉각 철회하라”… 교수-학생들 집회-농성 이어져 교육부와 ‘간선제 협약’땐 학내 반발 더욱 거세질 듯
26일 강원대에 총장 간선제 선출을 위해 교육부와 MOU 추진하는 것을 반대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강원대는 총장 선출 방식을 놓고 직선제를 요구하는 교수들과 간선제를 결정한 대학본부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대 학생 40여 명으로 구성된 ‘총장 직선제 쟁취를 위한 강원대 학생 공동행동’은 25일 대학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장 간선제 폐기 및 직선제 수용, 강원대 비상대책위원회의 학생 참여 비율 증진 등 6개 항을 요구했다.
강원대 비대위와 삼척캠퍼스 평의원회는 19일 성명을 통해 “전체 교수회의에서 총장 선출 규정안을 의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부결시킨 것은 학칙상 절차를 지키지 않은 데다 정당성이 없는 폭거”라며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부총장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결정은 강원대 비대위가 지난해 10월 전체 교원을 대상으로 총장 선출 방식을 묻는 투표를 실시한 결과 77%가 직선제를 지지했던 것과 대치되는 것이어서 갈등은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강원대 대학본부가 간선제를 선택한 것은 학교가 처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강원대는 지난해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지역 거점 국립대 가운데 유일하게 D등급을 받아 구조 개혁 대상에 포함된 데다 교육부는 직선제 총장 후보의 임용 승인을 거부하고 정부 재정지원사업 예산 삭감 등을 통해 국립대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대는 교육부와의 물밑 접촉을 통해 간선제를 수용하는 대신 대학구조개혁평가 재정 지원 제한 해제 및 유예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용옥 강원대 총장직무대리는 호소문에서 “직선제를 선택하면 총장 임용 후보자의 임용 제청 거부로 인한 총장 부재 상태가 지속되고, 대학구조개혁 평가에 따른 재정 지원 제한 기간이 연장되는 등 대학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많은 교수가 열망하고 있지만 간선제를 추진할 수밖에 없는 점을 널리 혜량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