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몰리고 강추위로 헌혈자 급감… 보유한 적혈구 고작 2.8일분 그쳐 응급환자 발생시 수술 차질 우려
최근 국내 혈액 재고가 2일분 수준까지 급락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26일 부산지방경찰청 소속 경찰들이 경찰청 옆 적십자 헌혈차에 올라 팔을 걷고 헌혈을 하고 있다. 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26일 대한적십자사 부산혈액원에 따르면 현재 보유한 적혈구는 2.8일분에 불과하다. 혈액 보유량은 현재 혈액 재고량과 하루 평균 예상 사용량을 고려해 산출한다. 부산혈액원 관계자는 “적혈구의 적정 보유량이 평균 5일분이기 때문에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겨울방학 시즌에 발생하는 전국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예년에 비해 유독 헌혈자가 적어 걱정이 크다”고 했다.
혈액원의 위기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보유량이 3일분이면 ‘주의’(협조체제 가동), 2일분이면 ‘경계’(대비계획 점검) 단계에 들어간다. 1일분 이하면 심각 단계로 병원에서 응급 환자가 생겨도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
다행히 상황은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 이달 초부터 적혈구 보유량이 1, 2일에 불과해 위기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헌혈 동참이 조금씩 늘고 있다. 부산혈액원도 헌혈 참여자들에게 무료 영화 관람권과 커피전문점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펴고 있다. 또 기념품 지급 이벤트 대상을 헌혈의집 헌혈자에서 부산지역 전체 헌혈자로 확대했다.
헌혈을 촉구하는 거리 캠페인을 자처한 단체도 있다. 부산혈액원과 한국장학재단 홍보대사 부산중부팀은 23일 부산진구 서면 일대에서 헌혈 홍보 캠페인을 벌였다.
최근 혈액 보유량이 크게 떨어졌다는 기사를 본 대학생들이 두 팔을 걷고 나섰다. 이들은 추운 날씨 속에서도 “헌혈에 동참해 주세요”라고 외치며 시민들에게 헌혈 홍보 책자와 핫팩 등을 나눠줬다.
공무원의 단체 헌혈도 큰 힘이 되고 있다. 부산시가 21일 ‘사랑의 헌혈 봉사의 날’ 행사를 열어 상당수 직원이 헌혈에 동참했다. 부산지방경찰청 직원들도 26일 헌혈에 동참했다. 부산혈액원 관계자는 “혈액은 인공적으로 만들 수가 없고 장기간 보관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수술이나 치료 상황에 대비해 일정량 이상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며 “적기에 안정적으로 혈액이 공급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