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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사’의 쓰레기가 ‘응팔’에… 이런 ‘크로스오버’ 한국선 왜 드물까

입력 | 2016-01-27 03:00:00

캐릭터 저작권 제작사 아닌 작가에 추가비용 등 해결해야 할 난제 많아




미국 CWTV 드라마 ‘플래시 시즌2’에 크로스오버로 나온 히어로 ‘애로’(맨위 사진 왼쪽)와 tvN ‘응답하라 1988’에 나온 ‘응답하라 1994’ 주인공 김정준(정우·맨아래 사진). 스카이티브이·tvN 제공

요즘 영화와 드라마 속 캐릭터의 ‘크로스오버’(한 캐릭터가 다른 작품에 등장하는 것)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육룡)에서는 전작인 ‘뿌리 깊은 나무’(2011년)에 ‘삼한 제일검’과 ‘조선 제일검’으로 나왔던 이방지와 무휼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도 전 시리즈인 ‘응답하라 1994’의 주연 쓰레기(정우)가 등장해 선우(고경표)와 보라(류혜영)의 가교 역할을 해 화제를 모았다.

시청자들이 크로스오버를 주문하기도 한다. SBS 드라마 ‘리멤버’에서 살인을 저지른 재벌 2세 남규만(남궁민)이 더 악랄해지자 시청자들은 그의 대항마로 ‘강철중’과 ‘서도철 형사’ 캐릭터의 크로스오버를 언급한다. 강철중(설경구)은 영화 ‘공공의 적’ 시리즈에서 맹활약했고, 서도철(황정민)은 1000만 영화 ‘베테랑’(2015년)에서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를 잡아넣은 형사다.

외국 드라마와 영화에서 ‘크로스오버’는 흔하다. 마블스튜디오의 히어로 아이언맨, 캡틴아메리카, 헐크 등은 자신의 고유 ‘영역’을 벗어나 ‘어벤져스’(2012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년)에서 활약했다. 마블과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만화 제작사인 DC코믹스도 대표 히어로인 배트맨과 슈퍼맨이 처음 만난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을 3월 선보인다.

미국 CWTV 채널에서 매주 화, 수요일 각각 방영 중인 드라마 ‘플래시 시즌2’ ‘애로 시즌4’에서 히어로인 플래시와 애로는 상대편 드라마 속에 크로스오버로 출연하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캐릭터가 크로스오버를 통해 다른 작품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에 대한 기대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아직은 크로스오버가 보편화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미국은 작품과 캐릭터의 저작권을 보통 제작사가 갖는 데 비해 한국에서는 저작권이 작가 개인에게 있어 추가 비용이 드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년) 시나리오를 쓴 천성일 작가는 “캐릭터가 크로스오버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먼저 시즌물 등을 통해 캐릭터 자체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가 쌓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