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해 7월 핵협상이 타결된 뒤 수출을 재개해 지난해 현대자동차 ‘싼타페’와 기아자동차 ‘K5’ ‘쏘렌토’ 등을 1만여 대 수출했다. 또 이란 자동차 업체들에 반조립 제품을 수출하면 현지 업체가 자체 공장에서 조립해 판매하는 반조립제품(CKD) 방식으로 부품 수출을 재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경제 제재 전 완성차 수출과 함께 현대차는 현지 업체 알브이엠코, 기아차는 사이파에 CDK 부품을 수출해 각각 연간 2만 대가량을 팔았다. 그러나 2012년 수출을 중단했다. 대신 현대·기아차가 요르단으로 수출한 물량을 현지 딜러들이 이란에 재수출해 왔다.
르노는 이미 이란에 ‘산데로’와 ‘로간’을 CDK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다. 현재는 호드로이란, 사이파 등 현지 자동차업체와 ‘클리오’와 ‘캡처(한국명 QM3)’ 등 추가 모델을 생산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이란이 각광받는 이유는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지난해 이란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115만 대로 추정된다. 2010년 이란 산업부가 2025년까지 연간 250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세계 11위 자동차 생산국으로 부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2011년 판매량이 173만 대로 늘었지만 경제 제재 영향으로 2013년 79만 대로 쪼그라들었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연합 회장은 최근 “이란 자동차시장 규모는 연 150만∼200만 대까지 성장할 것”이라며 “이란은 매우 유망한 시장”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이란 인구 8000만 명 중 60%가 30대 이하여서 노동력도 충분하다. 이란의 자동차 보유 비율은 인구 10명당 1대꼴로, 유럽의 6분의 1 수준에 그친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