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증진 우수 중학교 사례 보니
3년 동안 자유학기제를 시범 실시한 울산 연암중 학생들이 국어, 사회, 미술 교과의 내용을 융합해 각자 기획한 가면을 만들고 있다. 연암중 제공
하지만 다른 학교보다 한발 앞서 자유학기제를 실시한 학교들에서는 자유학기제의 장점을 잘 살린 결과 오히려 학력이 더 높아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해 대전시교육청과 울산시교육청이 각각 학력 증진 우수학교로 선정한 대전 외삼중과 울산 연암중이 대표적인 사례다. 두 학교는 2013년부터 자유학기제를 시범실시하면서 교과융합수업과 연계 프로그램을 충실히 개발해 운영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 결과 두 학교 학생들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보통학력 이상’을 받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추세이고,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학년 2학기에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는 연암중은 자유학기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2명 이상의 교사가 함께 수업을 하는 ‘CO-teaching 활용 융합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교사 여러 명이 각자 담당 과목의 핵심을 살리면서 다른 과목과 공통된 주제나 소재를 엮어 수업을 진행한다.
외삼중은 ‘꿈통, 끼통, 행복통통’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자유학기제를 ‘노는 학기’가 아닌 ‘아이들의 잠재력이 학력이 되는 기간’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1학년을 대상으로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교과와 예체능 교과를 다양한 조합으로 묶어 융합수업을 진행한다. 수업 방식 역시 토론 위주로 진행한다. 이와 더불어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교사가 아닌 학생이 수업을 주도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아이들이 자기주도적인 학습 능력을 키우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외삼중 1학년 자녀를 둔 박모 씨는 “사실 처음에는 자유학기제라는 제도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고 특히 성적이 떨어질까 봐 걱정이 많았다”면서 “아이가 한 학기 동안 좋아하는 분야를 찾고 스스로 공부할 내용을 연구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외삼중은 수업 혁신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한 ‘외삼 마을 공동체 직업체험’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학교를 중심으로 80개 직종의 직업인과 업무협약을 맺어 아이들의 특성과 희망에 따른 맞춤형 진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