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광공업 생산 마이너스… 실물경기, 금융위기 직후 수준 추락
체감 경기가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추락했는데도 경제 활성화 입법 처리는 지지부진하고 정부 경제팀의 위기의식도 느슨해 위기 극복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29일 내놓은 ‘2015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광공업 생산이 전년 대비 0.6% 감소했다. 연간 광공업 생산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1%) 이후 처음이다.
올 들어서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의 업황 BSI는 65로 지난해 12월(67)보다 2포인트 떨어져 석 달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메르스 여파가 한창이던 지난해 6월(66)보다도 기업들의 심리가 더 위축됐다는 뜻이다. 이는 2009년 3월(56) 이후 6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과 국제 유가 급락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업황 BSI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을 만들어내는 제조업의 위기 시계는 금융위기 직후로 되돌아간 반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할 국회와 정부의 대응은 지나치게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 기업 경쟁력마저 악화된 상황에서 구조개혁을 성공하지 못하면 과거 일본의 ‘잃어버린 10년’보다 더 혹독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광공업 생산이 전월 대비 1.3% 늘어 석 달 만에 반등세로 돌아선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최정수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반도체, 정유정제 생산과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증가한 것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세종=박민우 minwoo@donga.com / 장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