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빳빳한 세뱃돈?… “깨끗하면 충분합니다”

입력 | 2016-02-01 03:00:00

韓銀 ‘설 신권 자제’ 캠페인… 2015년 화폐제조비용 1440억




지난해 지폐와 동전 등 화폐를 만드는 데 든 비용이 1500억 원에 육박했다. 한국은행은 설 명절을 앞두고 ‘세뱃돈을 신권으로 주지 않아도 된다’는 캠페인까지 벌이며 화폐 제조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화폐 제조비용은 1440억 원으로 2014년(1215억 원)에 비해 18.5% 늘었다. 연간 화폐 제조비용은 새로운 형태의 화폐를 내놓을 때 크게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2009년 5만 원권 발행 이후 2011년부터 화폐 제조비용이 꾸준히 줄어왔지만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로 인해 사람들이 은행에 돈을 덜 맡기게 되고, 이 때문에 은행들의 현금 수요가 늘면서 신권 발행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초 담뱃값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르면서 거스름돈으로 500원짜리가 많이 쓰여 500원 주화를 만드는 비용이 늘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화폐 제조비용은 통상 세뱃돈을 위한 신권 수요가 늘어나는 설 명절을 앞두고 급증한다. 설날 직전 10영업일간 화폐 순발행액은 2013년 4조4000억 원에서 2014년 5조2000억 원으로 증가했고 작년에도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지난해부터 “세뱃돈, 꼭 새 돈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마음을 담은 깨끗한 돈이면 충분합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포스터를 배포하면서 구권(舊券) 세뱃돈을 장려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폐 손상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지난해 손상돼 폐기한 화폐는 3조395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8% 증가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