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설 신권 자제’ 캠페인… 2015년 화폐제조비용 1440억
지난해 지폐와 동전 등 화폐를 만드는 데 든 비용이 1500억 원에 육박했다. 한국은행은 설 명절을 앞두고 ‘세뱃돈을 신권으로 주지 않아도 된다’는 캠페인까지 벌이며 화폐 제조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화폐 제조비용은 1440억 원으로 2014년(1215억 원)에 비해 18.5% 늘었다. 연간 화폐 제조비용은 새로운 형태의 화폐를 내놓을 때 크게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2009년 5만 원권 발행 이후 2011년부터 화폐 제조비용이 꾸준히 줄어왔지만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로 인해 사람들이 은행에 돈을 덜 맡기게 되고, 이 때문에 은행들의 현금 수요가 늘면서 신권 발행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초 담뱃값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르면서 거스름돈으로 500원짜리가 많이 쓰여 500원 주화를 만드는 비용이 늘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화폐 제조비용은 통상 세뱃돈을 위한 신권 수요가 늘어나는 설 명절을 앞두고 급증한다. 설날 직전 10영업일간 화폐 순발행액은 2013년 4조4000억 원에서 2014년 5조2000억 원으로 증가했고 작년에도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지난해부터 “세뱃돈, 꼭 새 돈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마음을 담은 깨끗한 돈이면 충분합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포스터를 배포하면서 구권(舊券) 세뱃돈을 장려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