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혁신 DNA’ 심는다] 직원 70%에 성과연봉제… 상시 구조조정으로 군살빼기 2015년 임금피크제 ‘압박전략’ 효과… 성과연봉제도 미적대면 불이익
‘경쟁 무풍지대’에 놓인 공공기관들은 혁신에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의 내부혁신을 위해 정부의 세밀한 제도 설계와 엄격한 관리감독이 필요한 이유다.
정부가 올해 강력히 추진하는 공공기관 혁신과제는 성과연봉제 도입이다. 성과연봉제 적용 대상을 종전 공공기관 직원의 7%에서 70%까지 확대하면서 성과연봉 격차를 2배 이상 늘리는 게 핵심이다. 공기업은 올 상반기(1∼6월), 준정부기관은 올해 말까지 도입할 계획이다. 정부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노사정 대타협을 파기하자 지난달 28일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를 열어 성과연봉제를 전면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퇴출 없는 안정된 직장’이란 인식을 바꿔 우수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구상이다.
금융공기업 등 공공기관 노조에선 “국가의 월권행위”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권고안을 확정지은 정부는 제도 도입을 적극 독려할 예정이다. 성과연봉제를 빨리 도입하는 기관에 대해선 경영평가에서 인센티브를 주고, 그렇지 못한 기관에 대해선 불이익을 주는 ‘당근과 채찍’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혁신을 유도하기 위한 평가제도 개선작업도 한창이다. 기획재정부는 특히 공공기관 부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30개 공기업을 겨냥한 새로운 평가지수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비대해진 공공기관에 대한 상시적인 구조조정도 진행할 계획이다. 공공기관들이 설립 목적과 무관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거나 민간과 중복되는 분야에 진출하는 행위를 엄격히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올해 에너지, 환경, 교육 및 보건의료, 정책금융, 산업진흥 분야의 공공기관 기능조정을 한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사회간접자본(SOC), 농림 수산, 문화 예술 분야에 대한 기능조정안을 마련했다. 정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기능조정 점검을 정례화하고 존치 여부를 주기적으로 평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