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결혼축의금, 모교 장학금 쾌척도
김 씨는 “그 아이가 졸업한 뒤에는 얼굴을 보기 힘들었지만 늘 행복하길 바랐다”며 “그런데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장례식장에서 많이 울었다”고 31일 말했다.
김 씨는 1968년 전북 무주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제자들은 유난히 다정했던 김 씨의 모습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었다. 김 씨의 제자 홍종표 씨는 “선생님이 고향에 다녀오실 때마다 바닷조개, 김을 가져와서 나눠주셨다”며 “산골에서만 살았던 우리들은 그때 처음 조개와 김을 봤다”고 말했다.
2008년 정년퇴임 후 홍성에 살고 있는 김 씨는 요즘도 자신의 낡은 승용차로 동네를 돌며 초등생들을 등교시킨다. 김 씨는 “시골 학교가 통폐합돼서 아이들 등굣길이 멀어졌다”며 “버스도 안 다니는 산골이라 아이들이 힘들까 봐 태우고 다닌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2002년 제2연평해전에서 순직한 고 한상국 상사의 흉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김 씨는 “한 상사가 고교 후배라는 사실을 동아일보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동문들과 함께 4000만 원을 모으고 정부에서 1000만 원의 지원이 나와 다행히 건립비용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김 씨를 2월 ‘이달의 스승’으로 선정한다고 31일 밝혔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