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1년새 최소 1만명 실종… 스웨덴선 집단폭행 사건까지
유럽으로 건너간 난민 아동 가운데 1만 명 이상이 인신매매 조직에 납치돼 노예나 성매매 대상으로 팔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난민에 대한 유럽인들의 시선이 냉담해지면서 난민 어린이를 공공장소에서 집단 폭행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달 30일 “난민을 노리는 유럽 인신매매 조직이 기승을 부리면서 지난 1년 동안 최소 1만 명의 난민 아동이 실종됐다”며 “이들은 노예나 성매매 대상으로 팔려나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유럽연합 경찰기관인 유로폴을 인용해 보도했다.
유로폴의 최고책임자인 브라이언 도널드 청장은 “취약한 상태에 있는 어린이들이 각국 정부 기관에 난민으로 등록된 뒤 사라지고 있다”며 “최소 5000여 명이 이탈리아에서, 1000여 명이 스웨덴에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 “유럽 전체를 무대로 활동하는 범죄 조직들이 난민들을 노리고 이런 짓을 저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난민에게 비교적 관대하다고 알려진 스웨덴에서 복면을 쓴 100여 명의 괴한이 난민 어린이들을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지난달 30일 스톡홀름 중앙역에서 검은 복면을 쓴 괴한들이 유인물을 뿌리며 난민 어린이들을 집단 폭행했다고 보도했다. 유인물에는 ‘참을 만큼 참았다. 거리에 떠도는 북아프리카 출신 난민 어린이를 보면 마땅한 벌을 주겠다’는 경고문이 적혀 있었다.
스톡홀름 경찰은 지난달 25일 스웨덴 서남부 묄른달 난민센터에서 10대 난민 소년이 난민센터 여직원을 살해한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이번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사건 발생 직후 네오나치 집단인 ‘스웨덴저항운동’은 유인물을 통해 “북아프리카 출신 범죄자들은 오랜 기간 스웨덴 사람들에게 강도질과 성추행을 했다. 경찰은 그들의 광란을 대처할 능력이 모자라 우리 손으로 그들을 벌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