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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여은이 꿈꾸는 그것! 부탁해요, 내일도 오늘만큼 행복하길

입력 | 2016-02-01 14:05:00


참하면서도 엉뚱하고 수줍지만(?) 할 말은 한다. KBS 주말극 〈부탁해요 엄마〉에서 고두심의 잘난 변호사 아들을 사로잡은 손여은 얘기다. 2013년 드라마 〈구암 허준〉과 〈세 번 결혼하는 여자〉로 얼굴을 알렸지만, 알고 보면 데뷔 11년 차 ‘중고 신인’인 그녀가 피아니스트의 꿈과 맞바꾼 연기 생활에 뒤늦게 매료된 요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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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 결혼하는 여자〉에서 광기 어린 이중인격 캐릭터를 연기했던 손여은(33·본명 변나연)을 기억하는가. 아마도 당시 그녀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은 시청자라면, 현재 방영 중인 〈부탁해요 엄마〉에서 바보스러울 만치 순진한 이혼녀 혜주가 그 손여은이 맞나 하는 의구심을 한 번쯤 가질 법도 하다. 전작의 캐릭터와는 자석의 양극처럼 상반된 혜주라는 인물을 이토록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는 비결은 도대체 뭘까. 그녀의 정체가 궁금하다.



피아니스트 꿈꾸다 연기자로 변신연기자 이전의 그녀는 피아니스트를 꿈꾸던 평범한 여대생이었다. 2005년 김지호가 여주인공을 맡은 드라마 〈돌아온 싱글〉로 본격적인 연기 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지 그녀는 고향 부산을 벗어난 적이 거의 없고, 곁에는 늘 피아노가 있었다. 일곱 살 때부터 배운 피아노를 자신의 업으로 알고 부산예고를 거쳐 동아대 피아노학과에 진학한 것. 한눈팔지 않고 피아니스트의 길을 가던 그녀의 삶에 연예계가 새로운 관심사로 자리하기 시작한 것은 2003년 우연히 놀러 간 서울에서 길거리 캐스팅 제안을 받으면서부터다.

“서울에서 돌아다니다 보면 연예인을 해보지 않겠느냐며 명함을 주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런 이야기를 자꾸 들으니 호기심이 생겼지만 연예 기획사에 들어가진 않았어요. 막연히 나도 해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 모델 에이전시를 직접 찾아다니며 프로필 사진을 돌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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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모델 활동을 간간이 하던 그녀는 〈돌아온 싱글〉의 철부지 막내며느리 역을 맡아 연기자로 정식 데뷔했다. 부산에서 치과 병원을 운영하던 아버지는 피아니스트의 꿈을 포기하고 대학까지 휴학하며 배우가 되겠다고 나선 딸을 못마땅해했지만, 학창 시절 배우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어머니는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부모에게 자랑스러운 딸이 되리라 다짐하며 출연한 〈돌아온 싱글〉은, 그러나 그녀가 존재감을 보여줄 겨를도 없이 조기 종영되는 아픔을 겪는다. 하필이면 경쟁 드라마가 당시 엄청난 화제를 모은 〈내 이름은 김삼순〉이었던 것. 이후 그녀는 한동안 무명 시절을 보냈지만 낙담하지 않았다. 배우로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갈 수 있는 작은 역할이라도 주어지면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며 연기 생활을 이어갔다. 그 사이 아버지의 바람대로 대학에 복학해 7년 만에 졸업장도 땄다.

그녀의 오랜 무명 생활에 종지부를 찍게 해준 작품은 2013년 만난 〈구암 허준〉이다. 이 작품에서 허준을 짝사랑하는 궁궐 의녀로 열연한 그녀를 눈여겨본 김수현 작가는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의 남자 주인공 송창의의 아내 역을 그녀에게 맡겼다. 방송가에서 스타로 직행하는 티켓으로 통하는 김수현 작가의 작품에 캐스팅된 그녀는 이 작품으로 단박에 이름 석 자를 알리는 데 성공하고, 연기력도 인정받았다.

“〈세 번 결혼하는 여자〉에 출연한 것은 정말 행운이었어요. 이 작품 덕분에 연기를 즐길 수 있게 됐거든요.” 이 작품이 끝난 뒤 여기저기서 러브 콜을 받았지만 그녀는 암 투병 중인 아버지의 병석을 지키기 위해 한동안 활동을 쉬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버지는 그녀가 〈부탁해요 엄마〉에 캐스팅된 지난 5월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아버지가 그 작품에서 내가 연기하는 모습을 무척 보고 싶어하셨는데 보여드리지 못해 안타깝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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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아버지 간호 위해 가진 공백기〈부탁해요 엄마〉에서 그녀는 고두심이 애지중지하는 3남매 중 장남 오민석(이형규 역)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혼녀로 출연하고 있다. 전남편의 극심한 의처증으로 이혼한 그녀에겐 초등학생 아들이 있다. 고두심의 처지에서는 도무지 마뜩지 않은 며느릿감이지만 오민석은 기어코 결혼을 허락받아 손여은과 웨딩마치를 울렸다. 이들 부부의 삶은 과연 순탄할까. 손여은은 “앞으로 갈등을 겪게 된다”고 살짝 귀띔했다.

극 중에서 사랑에 약한 모습을 보였던 그녀는 실제로 연애할 때도 상대에게 푹 빠지는 스타일이라고 고백했다. 주위 사람들이 걱정할 정도로 종일 그 사람만 생각한다는 것.

“밀당을 할 줄도 모르고, 좋아하지도 않아요. 마음을 솔직하게 내보이며 연애하는 게 좋아요. 그래야 서로 믿음이 계속 쌓일 수 있죠. 이상형 같은 건 없어요. 외모를 안 봐요. 느낌을 중시해요. 어릴 땐 첫눈에 반하는 사랑을 운명이라고 믿었는데, 요즘은 얘기가 잘 통하고 마음속에 순수함을 간직한 따뜻한 사람이 좋아요. 직업이 배우여도 괜찮아요. 연기자라는 공통분모가 있어서 서로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연애 경험이 없는 건 아니지만 남자친구 없이 지낸 지 한참 됐다는 손여은. 연애 상대로 오민석은 어떤지 묻자 난감해하면서도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석 씨가 실제 연애할 때는 어떤 스타일인지 모르겠지만, 상대역으로는 더없이 좋은 배우예요. 연기할 때 상대방을 많이 배려해주는 스타일이죠. 같이 연기를 해도 자기 연기에만 신경 쓰는 사람이 있는데, 민석 씨는 상대 배우가 좀 더 돋보일 수 있게 잘 받아줘요. 그래서 참 고마워요. 정말 좋은 파트너를 만났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평소 꿈꾸는 결혼 생활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했다. 드라마 속 상황처럼 시부모가 같이 살기를 원하면 그녀는 어떤 선택을 할까.

“같이 살 것 같아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다른 사람들과 한 가족이 되는 게 좀 설레요. 이왕이면 종교가 같은 사람과 결혼하면 좋을 것 같아요. 같이 성당에 다니고 싶거든요. 저는 재벌가로 시집가고 싶지 않아요. 돈은 살짝 여유로운 정도만 있으면 될 것 같아요.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소박하게 살고 싶어요. 이런 저와 마인드가 맞는 사람을 만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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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 요가로 몸매 관리화면에 비친 손여은의 피부는 광채가 난다. 잡티도 하나 없다. 더욱 놀라운 건 메이크업 전후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타고난 피부 미인이라서 부럽다고 운을 떼자 그녀는 나름의 관리 노하우를 귀띔했다.

“잘 건조해지는 편이라 평소 보습에 신경을 많이 쓰고, 물을 자주 마셔요. 수분크림도 수시로 바르고요. 클렌징도 꼼꼼히 해요. 또 촬영이 없는 날에는 화장을 거의 하지 않고, 잠을 많이 자려고 노력하죠.”

그녀의 늘씬한 몸매는 5년째 꾸준히 하고 있는 수영과 요가, 스트레칭 덕분. 좁은 어깨가 콤플렉스라는 그녀는 “그 때문에 수영을 시작했다”며 “어깨가 넓으면 얼굴이 상대적으로 작아 보여 부럽다”고 털어놨다.

“옷을 입을 때도 어깨가 좁은 체형을 고려해요. 몸에 딱 달라붙는 옷보다는 편하게 늘어지는 옷을 즐겨 입죠. 색상은 무난한 블랙을 좋아해요. 제 옷은 거의 다 블랙이에요. 쇼핑은 주로 인터넷으로 해요. 집이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근처에 있어서 필요한 게 있으면 바로 가서 사기도 해요. 충동 구매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가지고 있는 옷과 잘 어울릴 만한 기본 스타일을 주로 구입하죠.”

새해에 가장 쇼핑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묻자 “좋은 작품”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올해는 일을 좀 많이 하고 싶어요. 〈세 번 결혼하는 여자〉를 끝낸 뒤, 저를 작품을 통해 계속 보고 싶어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저를 진심으로 아끼고 좋아해주는 그런 팬들에게 정말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고 싶은 게 지금 저의 가장 큰 바람이랍니다.”



글 · 김지영 기자 | 화보 진행 · 안미은 기자 | 사진 · 최승광(STUDIO ESKEY) | 디자인 · 김영화 | 헤어 · 한지선 | 메이크업 · 강석균 |  스타일리스트 · 장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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