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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문재인, 비대위원장 제안했었다”

입력 | 2016-02-02 03:00:00

국민의당 ‘공정성장론’ 경제토크서… “진보가 변화의 걸림돌 되고 있다”
더민주는 ‘더불어성장론’ 정책 발표




장하성과 경제토크 고려대 장하성 교수(왼쪽)와 안철수 의원(가운데)이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장하성-안철수의 경제토크’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천정배 의원.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보수 진보가 갈려 모두 기득권화되고 노동계까지도 그렇다.”

야권 주요 세력의 영입 대상 0순위이던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1일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과 가진 ‘경제토크’에 참석해 기성세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장 교수는 “대한민국이 빈곤에서 벗어나는 데 공을 세운 60대 할아버지,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이룬 386 민주화 세대가 자식 세대에게 헬조선을 만든(물려준) 장본인”이라며 “그들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피터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은 타고난 것을 극복할 수 없는 세상이 됐고, 아무리 노력해도 자식이 부모보다 나아질 수 없는 시대가 온 것 같다”며 “보수와 진보가 갈려 모두가 기득권화돼 있고, 심지어 진보는 변화를 추구해서 진보인데 진보가 변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도 했다.

장 교수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당시 대표로부터 비상대책위원장 자리를 제안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당이 어느 한 사람이 자리를 맡는다고 해서 바뀌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120∼130여 명 의원 중에 단 한 명도 대표를 시키거나 위원장을 맡아 당을 구할 사람이 없다면서 밖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구조가 이해가 안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분(김종인 위원장)을 영입해서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면 진작 좀 (변화를) 일으켰어야 되지 않느냐”고 더민주당을 비판했다.

이에 더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문 전 대표가 장 교수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자리를 직접 얘기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장 교수 얘기에 안 의원은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저도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공정성장론”이라고 화답했다. 안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미시적인 산업구조 조정 정도로는 위기 탈출을 못 한다”며 “오히려 가두서명에 나서면서 법안이 통과 안 됐으면 하는 게 정부 생각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더민주당도 이번 총선 주요 정책 기조로 ‘더불어성장론’을 제시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경제 민주화’와 문 전 대표의 ‘소득 주도 성장론’을 절충한 형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 강철규 정세균 공동위원장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더불어성장론은 불평등 경제 해소와 경제 민주화를 통한 한국적 포용 성장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경제 틀을 만들지 않고서는 우리가 그동안 이룩한 경제성장 성공과 정치 민주화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말로만 미래가 불확실하고 희망 없다고 할 게 아니라 실제 어떤 방안으로 해결할지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민주당은 ‘더불어성장론’을 당 강령에 포함시키고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법안과 제도에 대해서는 총선 공약으로 구체화하기로 했다.

길진균 leon@donga.com·차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