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공정성장론’ 경제토크서… “진보가 변화의 걸림돌 되고 있다” 더민주는 ‘더불어성장론’ 정책 발표
장하성과 경제토크 고려대 장하성 교수(왼쪽)와 안철수 의원(가운데)이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장하성-안철수의 경제토크’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천정배 의원.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야권 주요 세력의 영입 대상 0순위이던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1일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과 가진 ‘경제토크’에 참석해 기성세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장 교수는 “대한민국이 빈곤에서 벗어나는 데 공을 세운 60대 할아버지,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이룬 386 민주화 세대가 자식 세대에게 헬조선을 만든(물려준) 장본인”이라며 “그들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피터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은 타고난 것을 극복할 수 없는 세상이 됐고, 아무리 노력해도 자식이 부모보다 나아질 수 없는 시대가 온 것 같다”며 “보수와 진보가 갈려 모두가 기득권화돼 있고, 심지어 진보는 변화를 추구해서 진보인데 진보가 변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도 했다.
장 교수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당시 대표로부터 비상대책위원장 자리를 제안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당이 어느 한 사람이 자리를 맡는다고 해서 바뀌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120∼130여 명 의원 중에 단 한 명도 대표를 시키거나 위원장을 맡아 당을 구할 사람이 없다면서 밖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구조가 이해가 안 됐다”고 말했다.
이에 더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문 전 대표가 장 교수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자리를 직접 얘기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장 교수 얘기에 안 의원은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저도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공정성장론”이라고 화답했다. 안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미시적인 산업구조 조정 정도로는 위기 탈출을 못 한다”며 “오히려 가두서명에 나서면서 법안이 통과 안 됐으면 하는 게 정부 생각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더민주당도 이번 총선 주요 정책 기조로 ‘더불어성장론’을 제시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경제 민주화’와 문 전 대표의 ‘소득 주도 성장론’을 절충한 형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 강철규 정세균 공동위원장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더불어성장론은 불평등 경제 해소와 경제 민주화를 통한 한국적 포용 성장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경제 틀을 만들지 않고서는 우리가 그동안 이룩한 경제성장 성공과 정치 민주화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말로만 미래가 불확실하고 희망 없다고 할 게 아니라 실제 어떤 방안으로 해결할지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민주당은 ‘더불어성장론’을 당 강령에 포함시키고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법안과 제도에 대해서는 총선 공약으로 구체화하기로 했다.
길진균 leon@donga.com·차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