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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재테크]미분양 주택, 투자가치 먼저 따져봐야

입력 | 2016-02-03 03:00:00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

지난해 말부터 미분양 주택이 빠르게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1512채였다. 지난해 10월까지 3만 채 수준을 유지하던 미분양 주택이 2개월 만에 거의 갑절로 급증했다.

통계상 미분양 주택이 많이 늘어난 지역의 경우 주택 공급량이 줄어드는 순기능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공급 부담과 미분양 우려가 커진 건설사들이 분양 계획을 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분양 주택의 증가 자체가 시장에 심리적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매달 신규 분양 물량이 나오며 미분양 주택이 당분간 증가 추세를 보일 것이다. 수요자들은 이 추이를 보면서 현명하게 미분양 주택을 활용해야 한다.

미분양 주택이 빠르게 늘어나는 속도도 우려되지만 더 걱정되는 부분은 쌓이기 시작한 미분양 주택이 소진되는 속도다. 만약 미분양 주택이 꾸준한 속도로 처분되면 최근의 미분양 급증은 단기간 공급 증가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미분양 주택 처분 속도가 둔화되고 올해 새로 분양하는 주택이 미분양으로 계속 쌓이면 수요자들은 청약도, 당첨 계약도 신중해야 한다.

수요자에게 미분양 주택은 청약경쟁 없이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유일한 상품이다. 물론 다른 사람이 분양받았다가 되파는 분양권을 구입할 수도 있다. 하지만 좋은 분양권을 사려면 분양가에 웃돈(프리미엄)을 얹어줘야 한다. 청약통장이 없거나 당첨 경쟁을 피하고 웃돈 부담을 덜려는 수요자들은 미분양 주택을 구입해볼 만하다.

다만 미분양 주택에도 옥석이 있으니 잘 살펴야 한다. 미분양 주택은 청약자가 없거나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한 곳이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인지, 일시적인 공급 쏠림의 결과인지 미분양의 정확한 원인을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입지가 양호하고 분양 가격이 과도하지 않은데도 미분양이 생겼다면 분양 공급이 일시적으로 늘어 미분양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내 집을 장만하려는 세입자들이 눈여겨볼 만하다. 지금은 미분양이 있는 단지여도 앞으로 공급계획이 많지 않다면 입주 시기에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보일 수도 있다.

본래 투자가치를 따져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투자 가치가 떨어지는 주택이 최근의 분양열기를 타고 공급됐다가 미분양이 된 경우는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으로 남을 수도 있다. 이후 공급량이 꾸준히 많을 지역에서는 악성 미분양이 쌓일 가능성이 커진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