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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에 국회 3당체제 도전… 안철수 “이번이 마지막 기회”

입력 | 2016-02-03 03:00:00

[국민의당 출범]‘양당 체제 허물기’ 전문가 분석




손 맞잡은 지도부 2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창당대회에서 선출된 지도부가 손을 잡고 함께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선 주승용 최고위원, 천정배 공동대표,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 김한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안철수 공동대표, 김성식 박주현 최고위원. 대전=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국민의당이 2일 대전에서 창당을 선언하면서 본격적인 ‘제3당’ 체제 실험이 시작됐다. 국민의당은 양당 구도 타파와 정치 혁신, 중도 세력 결집을 내세우며 신당 깃발을 올렸다. 1996년 제15대 총선을 앞두고 김대중 총재의 새정치국민회의와 김종필 총재의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의 출현 이래 20년 만에 기존 양당 체제 극복을 목표로 하는 ‘의미 있는’ 제3당이 탄생한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급조된 국민의당이 70일 남은 제20대 총선을 성공적으로 치른 뒤 안정적인 3당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국민의당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적지 않은 숙제가 앞에 놓여 있다는 얘기다.

○ 3당 체제 성공은 결국 ‘인물’

국민의당은 창당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탈당 세력뿐 아니라 새누리당 출신 인사들까지 합류시켰다. 공고한 거대 양당 구도를 완화시키는 대안 세력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다. 국민의당은 이를 기반으로 양당 구도의 문제점과 제3당 체제의 필요성을 적극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17석인 국민의당이 안정적인 3당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창당 전 원내교섭단체(20석)를 구성해 총선 전부터 국회 운영 과정에서 거대 양당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려던 초기 전략은 실패한 상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차 마지노선인 15일 이전 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은 낮지만 총선 전 교섭단체 구성은 가능하다는 전망이 많았다. 국민의당이 15일까지 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85억 원 이상의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총선 이후 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낙관적이었다. 다만 “호남 민심과 인물이 변수”라는 의견은 공통적이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현재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실제 투표에서는 호남 민심이 국민의당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엄 소장은 지지층의 세대 간 격차와 정권 교체 가능성을 이유로 들었다. 호남에서 더민주당의 주 지지층은 20, 30대이고 국민의당은 40, 50대 중장년층인 만큼 실제 득표에서는 국민의당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김미현 알앤서치 소장은 “호남 민심은 조사 때마다 출렁출렁해 예단하기 어렵다”며 “호남은 현역 교체 지수가 무척 높은 만큼 어느 당이 참신한 인물을 더 많이 내보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대선도 변수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조사센터장은 “총선 이후 3당 체제가 구축되더라도 대선을 앞두고 여권에서 유력한 대선 후보가 나타나면 당 대 당 통합을 통한 단일화 논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3당 체제 구축을 위해선 국민의당 스스로가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국민의당에 대한 지지 중 상당 부분은 거대 양당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된 만큼 충성도 높은 지지로 바꾸려면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얘기다.

○ 부분적-후보 간 연대 가능성 높아

총선 전 야권 연대에 대해 안철수 의원은 “연대는 없다”고 수차례 못 박았다. 윤여준 전 공동창당준비위원장도 “야권 연대는 제3세력을 막는 족쇄”라며 부정적인 뜻을 명확히 했다.

윤 센터장은 “국민의당이 후보 단일화 또는 야권 연대를 시도하는 순간 제3정당 구축의 취지가 퇴색되고 존재감이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연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윤태곤 더모아정치전략실장은 “공개적이고 전면적인 야권 연대는 불가능하다”며 “3자 구도에서 새누리당의 승리가 확실한 비호남권 선거구에서는 후보별로 다양한 방식의 연대 또는 단일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길진균 leon@donga.com·차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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