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론 않던 서민금융법 등 처리 요청 鄭의장 “4일 본회의서 원샷법 처리, 선거구획정도 12일 직권상정 할것” 김종인 “노동법 여야합의 도출 기대”
野원내대표에 90도 인사한 경제부총리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쟁점 법안 처리를 요청하기 위해 2일 오후 국회로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찾아가 인사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 박 대통령 “국민들은 기가 막힐 것”
박 대통령은 21분간의 모두발언에서 법안들을 하나하나 거명하고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국회를 압박했다. 먼저 지난달 29일 여야가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일명 원샷법)과 북한인권법 처리 합의를 깬 것에 대해 “국민들은 참으로 기가 막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자주 언급하지 않았던 경제법안들의 중요성까지 강조했다. 대부업법에 대해선 “백번 서민들 걱정(만) 하기보다 이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했고, 자본시장법은 “이 법이 통과돼야 코스닥 시장도 역동적인 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법안 가운데 대부업법과 자본시장법,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서민금융생활지원법, 행정규제기본법은 현재 국회 정무위에 계류돼 있다. 지난해 12월 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일명 남양유업법) 처리 과정에서 생긴 여야 간 이견으로 정무위가 열리지 못하면서 법안 처리도 줄줄이 발목을 잡힌 상태다. 야당은 일몰(日沒) 시한이 있는 대부업법과 기촉법만 우선 처리할 것을 주장한 반면 여당은 자본시장법 등 다른 주요 법안들도 함께 처리하자고 주장하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생일을 맞아 청와대 참모진과 오찬, 국무위원들과 만찬을 함께 하면서 핵심 법안 처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 김종인, 쟁점법안 입장 선회하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대위원장은 이날 전북 전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동법은 양당 협의를 거쳐 합의 도출을 해 국회를 통과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민주당의 반대로 노동개혁법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긍정적 자세를 보인 것이다. 문재인 전 대표가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확고한 당론”이라고 한 것과도 사뭇 다르다.
한편 이날 정의화 국회의장은 전날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원샷법 등을 4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또 선거구 획정을 위한 공직선거법은 12일 직권으로라도 획정위에 넘기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정 의장은 이날 오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김 위원장을 만나 쟁점 법안과 선거법 처리 문제 등을 논의했지만 소득 없이 헤어졌다.
장택동 will71@donga.com·강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