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세월호 기억교실 환원 호소
“이제는 재학생들에게 교실을 돌려 달라.”
경기 안산 단원고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회 등으로 구성된 단원고 교육가족들이 세월호 참사 학생들이 사용하던 교실을 돌려 달라고 호소했다.
단원고 교육가족 30여 명은 2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학생들이 존치교실로 인해 자신의 의도나 관심과 상관없이 심리적 정신적 부담을 겪고 있다”며 “단원고 교육이 정상화되고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호소했다. 존치교실 또는 기억교실로 불리는 10개의 교실은 세월호 참사 전까지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사용하던 공간으로, 당시 학생들이 사용하던 유품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책상 위에는 편지와 사진, 노란 리본, 꽃 등이 놓여 있고 수업이 끝나면 추모객들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11월 단원고 부근에 가칭 ‘4·16 민주시민교육원’을 지어 교실 집기와 유품 등을 옮기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존치교실의 장기 보존을 요구하는 유족과 4·16교실지키기시민모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이 거부해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나 다음 달이면 신입생 301명이 입학할 예정이어서 당장 교실 8개가 부족한 실정이다. 존치교실을 그대로 두고 대책 없이 신입생들이 입학하면 콩나물 교실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은민 경기도교육청 부대변인은 “도교육청의 공식 입장은 아직도 학교 밖 부지에 추모관을 지어 존치교실을 이전하는 방안”이라며 “새 학기가 시작하기 전까지 유족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최대한 설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