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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그래 이번엔 中企서 처절한 생존전쟁”

입력 | 2016-02-03 03:00:00

윤태호 작가 ‘미생 시즌2’ 출간… “결혼 적령기 청년 이야기도 다룰것”




그는 자신의 작품이 연달아 대박을 터뜨린 이유를 묻자 “땅”이란 단어부터 꺼냈다.

“땅에 발을 딛지 않은 이야기는 싫어해요. 땅을 밟은, 실제로 일어나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대사도 작위적이기보다 누군가 정말 했을 것 같은 말로 써요.”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만화 ‘미생(未生)’ 10권 출판기념회에서 만난 윤태호 작가(47·사진)의 말이다. ‘미생’은 2014년 드라마로 방영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번에 발간된 미생 10권부터는 오상식 차장이 새롭게 설립한 회사에 장그래, 김동식 대리가 합류하는 내용을 담았다.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배경이 바뀐 만큼 더욱 치열해진 일터 속 전쟁이 펼쳐진다.

“시즌1은 일 자체가 캐릭터였죠. 10권부터는 ‘중소기업의 생존’이 캐릭터예요. 대기업은 자신이 맡은 일에만 충실하면 되지만 중소기업은 모든 일을 알아야 하고, 내가 하는 일이 가려지지 않죠. 대기업은 보고서로 자기 일을 감출 수도 있지만 중소기업은 모든 것이 다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옷을 벗고 전투에 나서는 것같이 더 치열한 거죠.”

실제 미생 시즌2 속 장그래는 대기업 ‘원인터내셔널’에 다닐 때 당연한 듯 누렸던 근무환경, 매월 입금되던 월급, 실수가 보완됐던 시스템 등이 사라진 곳에서 더 큰 도전에 직면한다.

시즌2는 결혼 적령기에 있는 한국 젊은이들의 이야기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윤 작가는 “결혼하려 애쓰거나 결혼을 주저하는 등 이 시대에 결혼이라는 것을 실존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봤습니다”라고 말했다. 시즌1에서 정규직이 못 된 장그래는 언제 완생(完生)이 될까?

“정규직이 된다고 완생이 될까요? 무엇을 성취한다고 우리의 삶이 해피엔딩이 될까요? 우리 모두 양손에 불행과 행복을 각각 들고 있다고 봐요.”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