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스포츠 세단의 디자인, 고급스러움과 비교해도 동등한 수준의 상품성을 지녔다. 동급 경쟁모델과 비교하면 편의 및 안전사양은 오히려 앞선다.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성능은 과거 렉서스를 연상시킨다. 다만 역동적 디자인을 염두하고 과격하게 몰아붙이면 한계는 예상보다 쉽게 드러난다. 엔진 라인업, 트림, 옵션 선택에 따라 다른 결과가 예상되지만 전반적으로 ‘올 뉴 K7’은 스포츠 세단의 맛과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에 준하는 멋을 동시에 지녔다.
지난 2일 오후, 2009년 1세대 모델 출시 후 7년 만에 선보이는 기아자동차 2세대 ‘올 뉴(All New) K7’을 타고 서울 광진구 W호텔을 출발해 춘천 라데나CC를 왕복하는 162km 구간을 달렸다.
먼저 올 뉴 K7의 차체는 전장×전폭×전고×휠베이스의 크기가 각각 4970mm, 1870mm, 1470mm, 2855mm로 기존 K7과 비교해 전폭 20mm, 휠베이스 10mm가 증대돼 보다 여유로운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전반적으로 수평형 디자인을 채택한 실내는 시승차의 경우 베이지 컬러의 시트와 밝은색 우드 그레인을 조합해 넉넉한 실내공간을 강조했다. 4웨이(4WAY) 전동식 시트 곳곳은 플래그십 모델에 적용되던 마름모꼴 바느질을 적용한 퀼팅 나파 가죽을 사용해 우수한 착좌감과 고급스러움을 높였다. 특히 ‘프리미엄’ 옵션을 선택할 경우 스웨이드 내장재가 추가돼 준대형 세단에서 보기 드문 럭셔리함이 느껴진다. 여기에 미국 최상급 오디오 브랜드 ‘크렐(KRELL)’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국산차 최초로 적용된 것 역시 눈여겨 볼 부분이다.
올 뉴 K7의 엔진 라인업은 가솔린 2.4 GDi, 3.3 GDi, 디젤 R2.2 e-VGT, LPG 람다Ⅱ 3.0 LPi로 구성되고 하반기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들 중 3.3 가솔린과 2.2 디젤에는 전륜 8단 자동변속기가 국산차 중 최초로 탑재됐다.
시승차인 가솔린 3.3 GDI 모델은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5.0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하고 엔진 회전수 2000rpm의 저중속 영역에서 토크가 이전보다 2.4% 향상됐다. 연비는 8단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정부 공동고시 기준 복합 10.0km/ℓ(18인치 타이어 기준) 수준이다.
고속주행에서도 올 뉴 K7의 직진가속성은 나무랄 데 없는 수준을 보인다. 고속에서 급차선 변경에도 두드러진 쏠림현상 등으로 인한 불안감은 덜하다. 다만 컴포트, 에코, 스포츠, 스마트 등 4가지 제공하는 주행모드는 선택 사항에 따른 변별력을 찾기 부족하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선 외관에서 느껴졌던 역동성과 스포츠 세단에 버금가는 디자인에 비해 아쉬운 핸들링과 발진 감각을 보인다.
스포티한 반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핸들링이 덜 민감하다거나 불안한 느낌은 아니다. 여기에 앞좌석의 경우 충격 정도와 동승석을 감지해 전개를 제어하는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포함해 9개의 에어백이 탑재되고 급제동, 급선회시 차량의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주는 샤시 통합 제어 시스템(VSM) 등 안전사양이 기본 적용돼 승차감과 정숙성에 무게를 더한 느낌이다. 확실히 스포티한 부분 보다는 편안함을 위한 세팅이 이뤄졌다.
기아차 올 뉴 K7의 판매가격은 2.4 가솔린 3080만~3110만원, 2.2 디젤 3360만~3390만원, 3.3 가솔린 3480만~3940만원, 3.0 LPi 2640만~3110만원이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