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균 논설위원
IT업계 평가 안 좋아
놀랍게도 IT 업계 출신이나 종사자 가운데 안 대표를 좋게 얘기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안 대표라면 IT 신화의 주인공 아닌가. 2000년에는 연구소 전 직원에게 자신의 주식을 나눠 줘 ‘감동 경영’ ‘개념 오너’의 상징처럼 부각된 인물이다.
바로 이 BW 발행이 그가 수천억 자산을 일군 열쇠였다. 5만 주의 신주 인수권은 이후 무상증자와 액면분할을 거치면서 1년 뒤 안 사장이 인수할 때는 146만여 주로 늘었다. 연구소의 총주식도 500만 주가 넘었으며 안 사장은 과반의 지분을 확보했다. 1998년 체르노빌 바이러스 사태에 김대중 정부 때의 벤처 거품까지 끼어 연구소 주식가치는 천정부지로 솟았다. 싼값에 신주를 인수할 수 있었던 안철수는 BW 발행으로만 수백억 원대의 평가차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안 사장이 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 준 때는 BW 발행으로 엄청난 차익을 올린 2000년 10월이었다. 그것도 연구소 총주식의 1.5% 정도(8만 주)였으니 BW 발행으로 늘어난 지분의 10분의 1가량을 나눠준 셈. 업계 관계자는 “자신의 주식을 나누지 않는 오너도 많은데 좋은 일을 한 건 분명하다”면서 “다만 안 대표가 청춘콘서트나 방송 등에 출연해 주식을 아낌없이 나눠 줬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걸 들으면 ‘그건 아닌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15년도 더 된 얘기를 늘어놓는 이유는 자명하다. 국민의당 출범으로 안 대표는 제3당 대선주자의 길로 들어섰다. 그의 오늘을 있게 한 ‘안철수 신화’의 뿌리에 대해선 앞으로도 규명이 필요해 보인다. 물론 안 대표는 지난 대선 때 자신이 가진 안랩(2012년 안철수연구소에서 명칭 변경) 주식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통 큰 기부’를 약속했다. 그의 재산도 기부와 안랩 주가 하락 등으로 787억 원(2015년 국회의원 재산신고 기준)으로 줄었다.
‘安신화’ 뿌리 규명 필요
박제균 논설위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