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끝> 前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진명 스님
《 “혹시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진 않은가요. 비교를 통해 내 가치를 입증받고자 하면 늘 불행할 수밖에 없어요.” 최근 만난 진명 스님(57)은 스스로 내면의 가치를 찾는 마음가짐부터 가졌으면 좋겠다는 얘기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
진명 스님은 평소엔 부드럽지만 중요한 사안에 부딪쳤을 때는 강단 있는 일처리로 유명하다. 지난해 전국비구니회 개혁을 이끌었던 그는 “무엇인가를 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면 어떤 곳에 있든지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산다”고 말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진명 스님은 부처의 제자 10명 중 하나인 우바리 존자가 바로 절대 가치 속에서 자신을 발견한 사람이라는 일화를 들려줬다. 왕궁에서 천민 이발사였던 우바리는 출가를 결심한 부처의 사촌들 머리를 깎아 준 뒤 직접 부처를 찾아가 “저 같은 천민도 출가를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러나 젊은이들의 현실이 녹록지 않아 그런 말들이 생겨났는데 너무 이상적인 말씀만 하는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현실은 내 삶을 가꾸고 바꾸는 현장인데 기존 현실에만 머물러 불평만 하고 있다면 삶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자신의 가치는 스스로 만든다는 점을 꼭 명심했으면 합니다. 그런 생각의 차이가 나 자신을 대하는 태도는 물론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변화시킬 겁니다.”
지난해 비구니회 회장 선거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을 몸소 겪었던 탓인지 그는 ‘우리 사회에 상식이 통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강조했다. 갑질이나 막말, 비상식적 행동이 횡행하는 건 지나친 욕심의 발로라는 것이다. 특히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를 내지 못하면 계속 비상식적인 길로 가게 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나 서로 남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육신의 눈만 갖고 있으면 남의 허물이나 결점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마음의 눈을 떠야 자신의 허물이 보입니다.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미운 사람이라도 잘하는 것이 있고 그것을 칭찬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하루 한 번씩 주변 사람들을 칭찬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겠어요.”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은 언제인가. 바로 오늘이다/내 삶에서 가장 절정인 날은 언제인가. 바로 오늘이다/내 생애에서 가장 귀중한 날은 언제인가. 바로 오늘 지금 여기다/어제는 지나간 오늘이요, 내일은 다가오는 오늘이다/그러므로 오늘 하루를 이 삶의 전부로 느끼며 살아야 한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