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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게 두 번이나 모욕당한 중국, 대북제재 어떻게 나설까

입력 | 2016-02-07 13:36:00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앞두고 중국이 적극적인 외교행보에 나섰음에도 추가 도발을 막지 못했다. 이에 따라 체면을 구긴 중국이 대북 제재에 어떻게 나설지 주목된다. 핵실험·미사일 발사 모두 사전 통보하지 않은 것은 물론 거듭된 만류에도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북한은 ‘중국의 압력조차 개의치 않는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달 6일 4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중국에 사전통보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은 강도 높은 제재에 돌입하기보다 △한반도 비핵화 △긴장 고조 반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3원칙만 고수하며 북한을 편드는 인상을 보였다. 한미가 기초를 잡은 대북 제재 결의안에 대해서도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 제재 진척의 발목을 잡았다.

북한은 2일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계획을 통보하면서도 중국에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4차 핵실험 이후 중국 당국자로는 이날 처음 방북한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평양에 도착한 직후 미사일 발사계획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평양 순안공항에 선글라스를 끼고 활기차게 도착했던 우 대표는 주북 중국대사관에 도착해서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계획을 전해 듣고 당황해 했다는 후문이다. 방북 기간에 우 대표가 이수용 북한 외무상,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이용호 외무성 부상(6자회담 북한 수석대표)을 잇달아 만났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 대표도 4일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해야 할 말은 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지금은 알 수 없다”고 말해 북한으로부터 도발 자제의 확약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2016년 벽두부터 북한으로부터 두 차례나 모욕을 당한 중국이 어떤 외교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8일 새벽(한국 시간) 소집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미온적인 태도에서 벗어나면 대북 추가 제재는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석유 수출 중단 등 북한에게 충격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카드의 대부분을 중국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1~3차 핵실험이 이뤄지는 동안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 이외에 양자 차원의 제재를 가하지 않았던 중국이 바뀐 태도를 보일지도 관심사다.

조숭호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