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4차 핵실험에 이어 7일 북한의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정부 외교안보 부처들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대응 조치를 잇달아 발표했다. 정부는 특히 이번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한국과 미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주한미군 배치를 공식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한미 양국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대한 공식 협의 시작”… 대북 확성기 방송 확대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한미 양국은 최근 북한이 감행한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가 한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심각한 핵과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위협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사드가 동해 북부에서 운용된다면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요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사드는 남한 지역의 3분의 1 정도 방어가 가능하며, 북한 스커드 및 노동, 무수단 미사일까지 요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다만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이는 북한에 대해서만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사드 배치에 대해 강하게 반대해온 것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이에 따라 사드를 배치하되 이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편입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에 대한 추가조치와 관련해 “올해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을 최첨단 최대 규모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북 확성기 방송 수단을 추가해 확대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강력한 대북 억제 수단을 최대한 전개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 “남북 민간 접촉 및 남측 단체 방북 중단 지속”
통일부는 “개성공단 체류인원을 500명까지 추가로 축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 이후 개성공단 체류인원을 650명까지 줄여서 유지해 왔다. 통일부는 북한 핵실험 이후 가동해 오던 비상상황실을 장거리미사일 발사 직후 ‘북한 4차 핵실험·미사일 비상대책상황실’로 확대 운영하면서 개성공단 등 북한에 체류하는 국민의 신변 안전 상황을 점검했다.
통일부는 이어 “북한이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까지 발사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국제사회가 강력한 대북제재를 논의하는 상황을 고려해 핵실험 이후 중단해 온 민간 접촉 및 방북 중단조치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이와 함께 “개성공단을 포함한 남북관계 차원에서도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상황에 따라 개성공단을 폐쇄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 “양자 및 다자 차원의 대북 제재 확대”
외교부는 국제사회에 대해 긴급한 대응을 촉구하는 한편 양자 및 다자 차원의 대북제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북한 4차 핵실험 이후 제재 논의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중국의 입장 변화 가능성에 대해 윤 장관은 “최근 한중 정상 간 통화가 있었고 서울, 베이징(北京), 유엔에서 다양한 논의가 되고 있다”면서 “우리와 미국을 포함한 핵심 관계국이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도록 24시간 거의 모든 외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