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미사일 발사/미사일 정체는] 노동미사일 4개 합친 1단추진체… 한국측 회수 막으려 낙하중 ‘자폭’ ‘광명성’ 명칭, 김정일 생일 축포用… 軍, 790km 이후 추적 실패 논란도
국방과학연구소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북의 장거리 미사일은 외형과 비행 궤도, 추진체 낙하지점 등 모든 면에서 은하 3호와 거의 동일하다. 은하 3호의 추진력은 120t으로 1단 추진체는 노동미사일의 엔진 4개를 하나로 연결하는 ‘클러스터링’ 기법으로 만들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2012년에 이어 두 번 연속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만큼 자세제어 장치나 단 분리 장치 등 관련 기술이 성숙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우주공간으로 나갔던 탄두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고열(섭씨 6000∼8000도)과 충격을 버티도록 설계하는 ICBM의 핵심 기술인 재진입체(RV) 기술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군은 평가했다.
국방과학연구소 관계자는 “탑재체(광명성 4호 위성)의 무게는 다소 증가했다”며 “이번 장거리 미사일(광명성호)과 은하 3호 모두 탑재 중량은 약 200∼250kg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8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보고에서 광명성 4호의 무게가 광명성 3호(100kg)의 두 배가량인 200kg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군 당국은 현재 탑재체와 3단 추진체가 지구 궤도를 돌고 있으며 3단 추진체는 궤도를 이탈할 것으로 전망했다.
1단 추진체가 분리 직후 공중 폭발한 것은 한국 정부의 회수를 막기 위한 것으로 군은 추정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의 몸체에 ‘광명성’이라고 쓴 것은 이번 발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 16일·광명성절) 축하용 ‘축포’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 이지스함, 북 미사일 제대로 추적했나
군은 이지스함 레이더가 1, 2단 추진체보다는 탑재물이 실린 3단 추진체를 집중적으로 추적하도록 2014년에 개량됐기 때문이라며 정상 작동했다고 해명했다. 군 관계자는 “3단 추진체 크기가 작아 반사 면적이 작다 보니 레이더가 최대 거리만큼 탐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남북 간 미사일 기술 격차
한국은 두 차례에 걸친 실패 끝에 나로호 발사에 성공했다. 앞으로 1500kg의 중대형 위성을 우주로 올릴 수 있는 ‘한국형발사체(KSLV-Ⅱ)’를 2020년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현재로선 200∼250kg의 탑재체를 우주로 올릴 수 있는 북한이 기술적으로 4년 정도 앞선 상황이다.
북한 장거리 미사일의 연료는 암모니아와 유사한 ‘하이드라진’을 사용하며, 우주에서 산소를 공급하는 ‘산화제’로 독성이 강한 적연질산을 사용했다고 군은 설명했다. 한국형 로켓은 등유의 일종인 ‘케로신’을 연료로, 영하 183도의 ‘액체산소’를 산화제로 이용한다. 발사 직전에 두 시간에 걸쳐 주입해야 하므로 무기로 활용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