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미사일 발사/김정은 다음 카드는]
김정은 친필서명… 발사 성공 자축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다음 날인 8일 평양 주체사상탑 광장에서 발사 성공을 자축하는 군민경축대회를 대대적으로 개최했다(맨위 사진). 북한 노동신문은 미사일 발사를 승인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친필 서명도 공개했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 김일성 생일 무렵 고강도 추가 도발 가능성
전문가들은 집권 5년 차를 맞은 김정은이 올해 5월 36년 만에 여는 제7차 당 대회까지 각종 추가 도발로 ‘폭주’하면서 체제 안착을 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 생일인 4월 15일쯤에 추가적인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군 당국은 북한이 위성 발사로 위장한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이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까지 감행해 ‘핵 위협 3종 세트’를 완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이미 2014년에 해상 수직 발사 사출 시험을 모두 끝냈고 2015년에는 수중 발사 사출 시험을 3차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2000t 규모의 신포급 신형 잠수함에서 세 차례가량 사출 시험을 했다. 지난달 8일에는 지난해 12월 21일 실시한 것으로 추정되는 SLBM 공중 점화 영상을 최초로 공개했다.
국지 도발 우려도 있다. 북한군은 최근 연평도에서 4.5km 떨어진 무인도인 갈도에 122mm 방사포 진지를 구축하고 연평도 북방 아리도에 고성능 영상감시장비를 추가 설치해 운용하고 있다. 군은 북한이 갈도에서 연평도나 우리 해군 함정을 향해 포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개인 소총으로 무장한 북한군 10∼40명 정도가 소규모로 무리를 지어 우리 군 최전방 감시초소(GP) 주변에서 다양한 형태의 국지 도발 작전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군 관계자는 “비무장지대(DMZ)에서의 포격 및 지뢰 도발은 북한이 이미 다 쓴 카드”라며 “우리 군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은밀히 GP에 침투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 노동신문, 6개 면 도배
조선중앙TV는 또 김정은이 발사 하루 전인 6일 국가우주개발국의 보고서에 직접 서명하면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승인하는 모습도 내보냈다. 지난달 당 군수공업부의 4차 핵실험 승인과 똑같은 형식이다. 북한 당국이 실험에 성공했다고 판단한 뒤에 서명 장면을 선전용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방송들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당일 9시간 동안 20차례에 걸쳐 발사를 알리는 보도를 재방송하기도 했다. 8일자 북한 노동신문은 6개 면 전체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선전에 할애했다. 1∼3면에는 김정은이 집무실에서 발사를 직접 승인하는 모습, 발사 참관 장면, 관계자들과의 기념 촬영 사진까지 내보냈다.
한편 노동신문이 보도한 평양시의 장거리 미사일 군민 경축대회 기사에선 이영길 북한군 총참모장이 빠져 눈길을 끌었다. 북한군 수뇌부 3인방 중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박영식 인민무력부장이 참석한 반면 이영길은 언급되지 않았다. 그 대신 박영식 뒤에 대장 계급 차림의 이명수가 소개됐다. 이에 따라 총참모장이 이영길에서 이명수로 교체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손효주 hjson@donga.com·윤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