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오바마 ‘한국과 사드 협의’ 공식화 中 공개적 반발, G2 갈등의 핵으로… 동북아 안보정세 요동
2012년 이어 또 궤도 진입… 발사 지켜보는 김정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사진 가운데)와 노동당 및 군의 주요 간부들이 7일 평안북도 동창리 발사장에서 동체에 ‘광명성’이라는 이름을 붙인 장거리 미사일 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김정은 왼쪽은 최룡해 노동당 비서, 오른쪽 뒤편의 여성은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사진 출처 조선중앙TV
한미 양국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사드 배치 공식 협의 사실을 밝혔다. 한국 국방부가 북한 미사일 발사 5시간이 지난 뒤인 7일 오후 3시 운을 떼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미사일방어(MD) 능력 향상에 관해 한국과 최초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드 배치 논의 사실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다. 한미 당국이 사드 배치 논의를 공식 착수한 사실을 언급한 데 이어 미 국방부는 “최대한 빨리” “결정되면 1, 2주 내 배치”라는 타임 테이블까지 제시했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사드 배치 논의가 구체화되면 미중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이 뻔하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7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동북아시아에 미사일방어(MD) ‘스타워즈(Star Wars)’라는 새로운 시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사이버 해킹과 남중국해 영토 확장에 이어 사드 배치 문제가 G2 간 새로운 균열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G2의 심각한 갈등은 북한과 일본에는 전략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만든다. 중국과의 관계가 최악인 북한은 ‘북-중-러 대(對) 한미일’의 갈등 구조가 극대화되는 것을 내심 바라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끄는 일본 정부도 평화헌법 개정의 호기로 보고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중일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샌드위치 신세인 한국 외교는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 워싱턴=이승헌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