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와 청년 실업으로 생계형 창업이 늘고 있지만 불경기로 장사가 안돼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지고 있는 부채가 국내 가계부채 폭탄을 터뜨릴 수 있는 뇌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국세청의 2015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4년 폐업한 자영업자는 68만604명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식당을 운영하다가 접은 자영업자가 15만6453명으로 23.0%를 차지했다. 편의점, 옷 가게 등 소매업은 14만366명으로 전체의 20.6%였다. 폐업 자영업자 10명 가운데 4명은 음식점업이나 소매업을 운영한 셈이다. 영업이 잘 안 돼 돼 문을 닫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음식점을 하다 그만둔 자영업자 2명 중 1명(50.7%)이 ‘사업 부진’을 폐업 사유로 꼽았다.
많은 자영업자들이 빚을 진 채 장사를 포기했다. 지난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은 폐업할 때 평균 1588만 원의 빚을 진 것으로 조사됐다. 자영업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부채가 많아 1200조 원에 달하는 국내 가계부채의 약한 고리로 꼽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자영업자 252만 7000명이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금은 519조5000억 원이었다. 특히 이들 상당수는 낮은 신용도 때문에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경우가 많았다. 자영업자의 순가계대출 중 비은행 금융기관 비중은 57.4%에 달했다.
세종=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