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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제59기 국수전… 척후병

입력 | 2016-02-11 03:00:00

○ 조한승 9단 ● 이세돌 9단
도전자결정전 3번기 2국 4보(65∼81)




백 ○에 대한 대응에 앞서 흑은 먼저 65∼69로 백의 응수를 살핀다. 백 68은 정수. 흑 한 점을 잡으면 백의 좌하 귀가 약해져 ○의 운신이 거북해진다.

흑 71로 참고도 흑 1로 버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하지만 백 2 때 곤란하다. 흑 3부터 9까지 수습할 순 있지만 백에 빵따냄을 허용하는 것이 탐탁지 않다.

백은 ○를 움직이는 대신 72로 하변을 선점했고 흑도 73으로 ○를 품에 넣어 또 한 번 타협했다.

백이 80까지 하변을 정비하며 중앙 쪽을 보강하자 흑은 어딘가 중앙을 삭감해야 한다. 상변을 노려보던 이 9단은 81까지 쳐들어간다. 순간 놀란 조한승 9단이 이 9단을 한번 쳐다본다.

“여기까지 들어와도 되는 거야? 너무 깊지 않아?”(조 9단)

“뭐가 어때서요. 만만치 않을 걸요.”(이 9단)

두 대국자가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백이 하변을 지키면 흑 A로 둬 확실하게 삭감하겠다는 뜻이다. 흑 81은 일종의 척후병과 같은 역할인데 두어지고 보니 목에 걸린 가시처럼 껄끄럽다. 흑이 원하는 대로 백이 물러서는 건 프로의 바둑이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반발하느냐. 조 9단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