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대는 옌볜 유니폼을 입고 중국 슈퍼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을 한다. 그는 새 시즌 옌볜의 윙포워드를 맡는다. 서귀포|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아직 동료들과 친분 쌓지 못해 약간 서먹
박태하 감독 추구하는 스타일 포항과 비슷
슈퍼리그 성장 속에서 실력 검증받는 시기
지난해 11월 중국프로축구 2015시즌이 끝나자마자 박태하(48) 감독의 옌볜 부덕은 1차 영입 대상으로 K리그 클래식(1부리그) 포항 스틸러스에서 활약한 공격형 미드필더 김승대(25)를 낙점하고 적극적인 러브 콜을 보내기 시작했다.
시기부터 절묘했다. 중국 3대 보험사로 알려진 부덕그룹이 갑(甲·2부)리그 우승과 함께 2016시즌 슈퍼리그(1부)로 승격한 옌볜 구단의 메인 스폰서가 되면서 자금 운용에 숨통이 트였고, 포항과 김승대 또한 재계약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선수와 구단 모두가 기왕이면 함께 하고 싶었지만, 포항의 모기업(포스코)이 극심한 경기 한파로 운영비 축소를 결정하면서 일부 선수단 정리는 불가피했다.
옌볜 선수단의 3차 전훈이 갓 막을 올린 10일 제주 서귀포의 한 호텔에서 만난 김승대는 자신의 이적을 둘러싼 한 가지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병역을 해결한 K리그 스타인 데다, 그의 첫 번째 해외 진출이란 점에서 아무래도 유럽 무대를 노크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손짓을 보낸 팀이 그리 많지 않았다. “포항 프랜차이즈로 성장했고, 팀 분위기와 환경, 축구 스타일 등 대부분이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상황은 이상할 정도로 이적하는 분위기로 흘렀다. 더구나 많은 팀들이 오퍼를 보낸 것도 아니다. 옌볜이 유일하게 나와 팀(포항)의 입장을 가장 잘 맞춰줬다.”
다행히 김승대는 잘 적응하고 있었다. 선수단이 일찍 동계훈련을 시작하면서 옌볜에 머문 시간은 계약 마무리 절차를 밟기 위해 다녀온 사흘이 전부였지만, 서로 말이 통하고 문화도 비슷해 큰 혼란은 없다. “아직 동료들과 많이 친분을 쌓지 못해 약간 서먹함은 있어도 여러 모로 긍정적이다. (박태하) 감독님이 추구하는 플레이도 내게 익숙한 짧은 패스 위주의 포항과 잘 맞는다.”
K리그 중견 구단의 한해 운영비보다 훨씬 많은 자금을 쓰지만, 옌볜은 여전히 최하위권이다. 내로라하는 쟁쟁한 스타들이 대거 유입될 정도로 중국 슈퍼리그는 꾸준하게 투자를 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이는 김승대가 중국을 택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옌볜이 2부에 머물렀다면 아무래도 K리그에 남았을 것 같다. 그런데 요즘 슈퍼리그는 유럽이 긴장할 정도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이름값 높은 이들과 경쟁하면서 나도 성장하리라는 믿음이다. 얼마나 대단한 실력을 지녔는지, 난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 직접 부딪히고 느끼고 싶다. 난 축구인생의 중대한 길목에 있다. 개인적인 시험이 될 시간이다.”
이적을 확정하고 새로이 사제의 연을 맺은 박 감독은 포항에서 꾸준히 지켜본 김승대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남겼다. “평소 실력만 보여주면 된다. 더욱 큰 선수로 성장하려면 다양한 경험도 쌓아야 한다. 주저하지 말고,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하라!”
서귀포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