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박세웅이 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니혼햄과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퓨처스리그 다승왕, 지난시즌 체력 저하로 부진
첫 평가전 니혼햄전 3이닝3K무실점…위력과시
kt 박세진, NC전 2이닝무실점…형제 대결 기대
2015년 KBO 미디어가이드북에 나온 롯데 박세웅(21)의 프로필은 키 183cm, 몸무게 75kg이다. 야구계에선 투수의 미래가치를 평가할 때 ‘내구성’이라는 용어를 곧잘 쓴다. 전신을 소모하는 투구의 특성상, 하드웨어(체격)가 받쳐주지 못하는 투수는 장기적으로 부상위험성이 높다는 얘기다. 지난해 5월 롯데가 kt와의 빅딜을 통해 박세웅을 얻었을 때, 부정적으로 평가한 사람들의 핵심 근거가 이 지점에 있었다. 그러나 롯데도 이런 상황을 모르지 않았다. 송승준(36)의 뒤를 이을 우완 선발감을 도저히 내부에서 찾을 수 없다는 절박감에서 박세웅을 대안으로 점찍었던 것이다.
● 롯데는 ‘박세웅 사용설명서’를 가지고 있을까?
이런 박세웅의 지난해 시행착오는 물론 1군과 2군의 차이도 작용했겠지만, 체력에서 근본적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해 트레이드 직후 부진을 거듭할 때 “박세웅이 지쳐서 왔다”는 말을 했다. 롯데 코칭스태프는 살을 찌우는 등의 임시방편을 시도했지만, 결국 ‘관리가 필요한 투수’라고 볼 수 있다. 박세웅의 경험이 일천한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 kt 박세진과의 경쟁구도가 미치는 영향은?
조원우 감독 체제에서도 롯데의 박세웅에 대한 기대감은 꺾이지 않는다. 유력한 선발 후보다. 롯데는 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나에서 2016년 첫 평가전을 치렀는데, 선발이 박세웅이었다. 일본프로야구 니혼햄을 맞아 박세웅은 3이닝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구속도 한창 좋았을 때의 140km대 후반이 찍혔다. 체력이 충전된 박세웅은 충분히 위력적인 투수라는 점을 확인한 것이 최대소득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kt에 입단한 동생 박세진(19)의 존재다. 좌완인 박세진은 키는 약간 작지만 하드웨어(182cm·86kg)가 형보다 좋다. 그래서 스카우트들의 평가도 더 위였다. kt의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박세진은 10일 NC와 평가전에 등판해 2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박세진도 2016년 kt의 1차지명을 받았다. 형제가 모두 1차지명을 받은 것은 박세웅-세진 형제가 최초다. 이제 KBO리그 최초의 형제 선발 맞대결도 기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