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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北 궤멸’ 발언 놓고 야권 시끌

입력 | 2016-02-11 03:00:00

박주선 “수구보수 흡수통일론… 귀를 의심”
김종인 “소련처럼 北와해… 뭐가 이상한가”
‘인공위성’ 발언 더민주 진성준은… “북핵 동결땐 한미훈련 중지 검토를”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장-공천관리위원장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평화통일이라는 것은 수사학적으로만 이야기하면 안 된다. 말로만 (통일)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통일은 역사적인 순간이 도래하면 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은 10일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자신이 전날 거론한 ‘북한 궤멸론’에 대한 야권 내 비판론자를 겨냥해 “말로만 통일, 통일 하는 사람들”이라는 취지로 쐐기를 박은 것이다.

‘북한 궤멸론’도 재차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아무리 대화한다고 하고 평화통일을 이야기해도 (북한이) 응하지 않고 저렇게 핵이나 개발하면 주민 생활이 더 어려워진다”며 “소련이 그렇게 해서 와해된 것처럼 (북한도) 그렇게 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걸 특별히 이상하게 받아들일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야당 골수 지지층의 정체성과 어긋난다는 당내 일각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궤멸’ 발언을 취소하거나 변명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그러나 야권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에 대한 공격의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궤멸론 발언은 수구보수 세력의 흡수통일론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며 “긴장 완화에 도움은커녕 안보 불안을 가져오는,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은 궤멸 발언에 대해서 진의를 솔직히 밝히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는 단호히 반대하지만 당론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무소속 박지원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북 간 교류 협력이 정체성인 야당에서 북한 와해론, 궤멸론이 거론되는 것은 야당의 정체성을 버리는 일”이라는 글을 올려 김 위원장을 비판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더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이날 또다시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이어 갔다. 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실험 동결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지를 맞바꾸자는데,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했다. 진 의원은 7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인공위성을 쏜 것”이라고 말해 김 위원장이 불쾌함을 표하기도 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