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밤부터 모처럼 내리는 단비는 13일까지 길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 겨울 들어 유난히 적은 강수량과 가뭄 때문에 물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비소식을 반기는 분위기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일 오후 늦게 남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의 영향을 점차 받아 흐려지면서 제주도와 전남 해안에서 비가 내리겠다. 이날 비는 밤이 되면서 점차 서쪽지방과 강원 영서, 경남 서부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2일까지 예상강수량은 전남과 경남 해안, 지리산 부근, 제주도, 서해5도에서 20~60㎜, 강원 영동을 제외한 중부지방과 남부지방 내륙서 10~40㎜로 예보됐다. 강원 영동도 12일까지 5~2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겨울비로는 다소 많은 편이다.
강원도는 이들 산간지역서 물탱크에 저장한 물이 떨어질 때마다 춘천시, 화천군 등 영서지역 일대를 돌며 운반급수를 하는 실정. 이번 설 연휴에도 강원도는 14차례나 이들 지역으로 생활용수를 실어 날랐다. 도청 관계자는 “11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주말까지 길게 이어지면서 예상대로 최대 40㎜ 정도의 비가 내려주면 겨울 가뭄해갈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비가 그치고 다음주 초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보여, 취수원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 가뭄지역 지자체들은 또 다시 대책마련에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가뭄으로 인해 수량 부족을 겪고 있는 충남 보령댐은 금강 백제보 하류에서 물을 끌어다 쓰는 도수로 공사를 진행해 16일 완공을 앞두고 있고, 다른 대형댐들도 최근 강수 덕분에 일시적으로 평년 수위를 회복할 것으로 보이면서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다음달까지 가뭄이 길게 이어지고, 모내기철이 임박할 경우 물 사용량이 급증할 수 있어 가뭄에 대비한 장기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