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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세금 320억 쓰고 연구 실패한 서울대, 비용 일부 돌려줘야”

입력 | 2016-02-11 17:33:00


정부로부터 10년간 326억여 원을 받고도 연구개발 목표를 한 건도 달성하지 못한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받은 돈의 일부를 돌려줘야 한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조한창)는 서울대 산학협력단과 산학협력단 소속 강모 교수가 해양수산부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해양수산부는 정부자금을 지원한 서울대 산학협력단의 연구개발 실적이 미진하자 출연금의 일부를 환수하고, 책임자인 강 교수의 연구참여를 제한했다. 강 교수 등은 이에 맞서 지난해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2004년 해양수산부가 발주한 ‘해양천연물 신약 연구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이 사업의 목표는 면역·퇴행성 질환의 독창적인 신약 후보물질 및 신기술을 개발해 2013년까지 8개 이상의 기술을 제약회사 등에 이전하는 것이었다. 정부는 2004년 10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이 사업에 326억8000만여 원을 출연했다.

그러나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사업기간이 끝나도록 단 한 건의 기술도 제약사에 이전하지 못했다. 이 사업의 기획·평가를 맡은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은 2013년 12월 최종평가에서 산학협력단의 연구개발 결과를 100점 만점에 57.67점으로 평가하고 ‘실패’ 판정했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2014년 9월 국가과학기술법에 따라 최종연도 출연금의 70%인 14억6000여만 원을 환수하고, 연구책임자인 강 교수에게 ‘참여제한 2년’의 처분을 했다.

재판부는 “10년 동안 최종목표인 기술이전을 단 한 건도 해내지 못한 점 등을 보면 총 연구개발비의 4.47% 수준의 금액을 환수한 처분은 지나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거액의 정부출연금을 사용하고도 연구개발 결과가 극히 불량해 연구개발에 참여한 단체와 책임자를 제재할 공익상 필요가 크다”고 설명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