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强대强 대치’]3년전 162일 폐쇄땐 1조 손실
11일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와 자산 동결, 한국 측 인원 전원 추방 등의 강경책을 전격 발표하자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혼란에 빠졌다. 북한은 앞서 2008년 7월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자 투자액 기준 4841억 원에 이르는 금강산지구의 남측 자산을 몰수, 동결한 바 있다.
그동안 개성공단은 정부와 민간이 설비투자에 들인 돈만 1조 원이 넘고 여기에 공단에 남아 있는 재고 자산, 조업 중단에 따른 신뢰도 하락과 이로 인한 추가 납품의 감소 등을 감안하면 피해액은 최소 2조 원을 넘길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13년 개성공단 입주기업 234곳이 162일간 공단 폐쇄로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금액은 모두 1조566억 원이었다. 이 중 통일부가 증빙자료 등 실사를 거쳐 인정한 피해금액은 7067억 원이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당시에는 물자와 자산을 상당 부분 가지고 나올 수 있었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며 “사실상 개성공단에 사망선고가 내려진 상태여서 기업들의 영업권 자체가 없어져 이에 대한 손실까지 감안하면 2013년보다 피해액이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입주기업별 피해액은 입주기업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번 주 안에 취합할 예정이다.
한국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고스란히 두고 온 원자재 금형 설비 등을 북한이 자체적으로 유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기섭 협회장은 “단전·단수가 실시되면 단기적으로는 공장 설비 가동이 불가능하지만 공단 폐쇄 상황이 장기화되면 북한이 이 설비를 활용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신수정 crystal@donga.com·정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