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역공’ 예상보다 빨랐다

[남북 ‘强대强 대치’]2013년엔 통금 5일뒤 가동 중단
정부 ‘철수기간 3일’ 구상 빗나가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남측 인원 추방과 자산 동결 시한으로 정한 것은 11일 오후 5시(한국 시간 오후 5시 30분). 한국 정부가 전날 오후 5시 ‘전면 가동 중단’을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 예상 밖으로 신속하게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초강경 조치를 취하면서 한국 정부의 허를 찌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통일부를 비롯한 관련 부처들이 설날 연휴 기간 5일 내내 휴무 없이 개성공단 관련 대책을 세웠다”며 북한의 반응도 예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과거 보였던 패턴에 비해 기민하게 움직이면서 일부 당황하는 기색도 보인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은 “정부가 3일 안에 철수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은 전격적으로 남측 인원을 철수시킴으로써 정부의 구상이 빗나가게 만들었다.

당초 정부는 북한이 2013년 전례에 맞춰 행동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4월 3일 남북한 정세 격화를 핑계로 개성공단 통행을 제한했던 북한은 공단 잠정 가동중단과 북한 근로자 전원 철수라는 추가 조치를 5일간에 걸쳐 취했다. 한국의 반응을 보면서 자신들의 행동 수위를 조율하는 일종의 ‘주고받기’를 했던 것. 이에 따라 최후까지 남았던 개성공단 관리 인력 7명의 완전 철수는 한 달이 지난 5월 3일에야 이뤄졌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